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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동의 후 음주운전' 이용주 의원 "국회에서 노력"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
고(故) 윤창호(22)씨 친구 김민진(22)씨가 추도사를 낭독하자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윤씨는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11월9일 끝내 숨졌다.

 

고(故) 윤창호(22)씨 빈소에 있는 영정 사진. 윤씨는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11월9일 끝내 숨졌다. ⓒ 연합뉴스


 

윤창호씨 영결식 엄수…경각심 커지고 관련법 통과 목전

 

11월11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국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법조인을 꿈꾸던 20대 청년의 삶이 음주 사고 한 번에 스러졌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씨는 9월25일 새벽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BMW 차량에 치였다. 당시 차량 운전자 박모(26)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81%였다.  

 

이후 윤씨와 같은 피해 사례를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동시에 국회는 관련법을 만들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인 이른바 '윤창호법'을 의원 104명 동의를 받아 대표 발의했다.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연 대한민국에서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여전한 게 사실이다. 음주운전 적발과 관련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들려오고 있다. 영결식이 엄수된 날 서울 강남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 생방송'을 한 인터넷방송 BJ 임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11월2일 면허 정지 수준으로 취한 가운데 운전을 하면서 시청자 수천명을 대상으로 방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호법' 동의 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왼쪽)이 11월10일 윤창호씨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 ⓒ 연합뉴스

 

 

계속되는 음주 사고, 뒤처진 인식에 의구심도 여전    

 

윤씨의 영결식장에서조차 다소 아이러니한 장면이 펼쳐졌다. 윤창호법에 동의한 뒤 음주 운전을 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윤씨)이 바라는 것처럼 음주운전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고인의 희생이 흐지부지되지 않고 밀알이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제가 잘못한 부분은 몇 달 지난다고 잊힐 수 없다"고 전제했지만, 이 의원을 향한 비난 여론은 걷히긴커녕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 의원과 함께 영결식을 지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11월5일 윤씨 친구들과 만나 "나도 아주 젊었을 땐 음주운전을 좀 했었다"고 발언했다가 집중포화를 받고 사과한 바 있다. 음주운전을 여전히 '살인 행위'로 여기지 않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결국 강한 처벌 못지않게 개개인의 인식 변화·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윤씨의 아버지 윤기현(53)씨는 "창호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너무 안타깝다. 창호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갔다"면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꼭 '윤창호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윤씨 대학 친구 김민진씨는 추도사에서 "네(윤씨)가 우리 옆에 없다는 게 너무 어렵고 마음이 시리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며 "고통 없는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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