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전문가 조사를 통해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는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29년째 이어온 최장기 연중기획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라는 전망인 셈이다. 올해 조사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했다. 칸타퍼블릭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 전문기관으로서 2000년 이후 전문가 집단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며 본지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활동가·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세대 리더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스포츠 등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을 묻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차세대 리더’의 조건은 50대 이하(1960년 이후 출생) 인사들로 한정했다.
공동 12위. 나영석(43) CJ E&M PD
나영석 CJ E&M PD는 미디어 콘텐츠계의 ‘절대강자’ 중 한 명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을 대히트시킨 뒤 자신의 사단을 이끌고 tvN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꽃보다 할배》 등 ‘꽃보다 시리즈’를 비롯해 음식을 코드로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윤식당》 등의 프로그램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또 시사와 예능을 접목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까지 성공시키며 ‘예능계 권력’으로 급부상했다.
공동 12위. 진중권(56) 동양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차세대 리더 사회 부문 공동 12위에 올랐다. 1998년 월간 문화지 ‘인물과 사상’에 글을 게재하면서 평론가 활동을 시작한 진 교수는 2005년 SBS 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서 평론가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에는 날카로운 평론과 토론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논란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촛불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중앙대 독어독문과 겸임교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대학교 미학과, 동 대학원 미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에서 철학과 박사과정을 밟았으나 학위는 따지 않았다.
공동 12위. 조국(54) 청와대 민정수석
조국 민정수석은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 법조 부문 1위를 3년 연속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며 정치 부문 리더로 자리를 옮겼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대중적 인기를 받던 조 수석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학계에 복귀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현 정부의 사법 개혁 역할을 다시 맡게 됐다.
현 정부의 제1과제인 적폐청산과 사법 개혁을 무리 없이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때론 개헌안 발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에 드라이브를 걸다가 야당의 비판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최근엔 청와대 생활을 시작한 이후 중단했던 SNS 활동을 재개해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사법 개혁에 대한 입법 조치를 국회에 요청했다. 지난 9월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동안 언론 노출이나 외부 접촉을 극도로 자제해 온 조 수석이 어떤 배경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공동 12위. 장하준(56) 케임브리지대 교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촌이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일원으로서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유럽투자은행 등의 자문을 맡았고, 미국 워싱턴의 정치경제학연구센터 회원이기도 하다. 에콰도르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의 경제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최근 대표 저작이자 베스트셀러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국방부 불온도서로 지정된 지 10년 만에 재발간했다. 장 교수는 재발간을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위기를 역설하며 산업정책과 복지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공동 12위. 한상균(56) 前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많은 탄압을 받은 노동운동가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를 비롯해 13건의 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등)로 같은 해 12월10일 서울 조계사에서 경찰에 자진 출두해 구속됐다. 이듬해 1월 구속 기소됐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올해 5월 형기를 반년가량 남긴 상태에서 가석방됐다.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도 그를 대표적 양심수로 규정한 바 있다.
공동 12위. 정재승(47) 카이스트 교수
한국의 대표적인 물리학자로 꼽힌다. 언론에는 주로 ‘뇌과학자’라는 타이틀이 알려져 있지만, 정재승 교수는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에서 모두 물리학을 전공했다. 주로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이스트에서 물리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예일의대 정신과 연구원,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교수, 컬럼비아의대 정신과 조교수 등을 지냈다. 대중들과의 스킨십도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 출연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프로그램 출연 이후에도 다양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공동 12위. 고계현(53)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직전까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최장 기간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994년 경실련 간사로 시작해 부장-국장-실장-처장-총장(연임) 등 22년 동안 경실련 활동을 했다. 사무총장을 6년이나 한 그야말로 경실련의 ‘산증인’이다.
지난해 고 사무총장은 새롭게 만들어진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단체는 “소비자의 주권을 스스로 지키자”는 기치 아래 실생활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는 운동을 펼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동대표로 정명채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과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장인태 링컨로펌 대표변호사를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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