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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되는 죽음의 가치···“사회적 대비 필요”

 

10월13일 세계 호스피스·완화의료의 날을 맞아 '좋은 죽음(good deat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영호 서울대의대 교수는 2016년 환자·가족·의사·일반인 각 1000명씩 모두 4000명을 대상으로 '좋은 죽음'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10월10일 발표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좋은 죽음'이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가족이 함께 있는 것' '주변 정리가 마무리되는 것' '통증으로부터 해방' 순으로 집계됐다. 

 

pixabay

 

외국에도 이런 연구가 있다. 2000년 기준, 미국인이 꼽은 '좋은 죽음'이란 '통증으로부터 해방'이었고, 그 다음이 '영적인 평화' '가족과 함께 있는 것' '정신적인 각성' 등으로 나타났다. 2002년 영국에서 나온 결과에서는 '익숙한 환경' '존엄과 존경 유지' '희망하는 곳에서 임종' '의료진과 좋은 관계'를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제시됐다. 일본인은 2015년 '좋은 죽음'을 '신체·심리적 편안함' '희망하는 곳에서 임종' '의료진과 좋은 관계' '희망과 기쁨 유지'라고 생각했다. 

 

죽음의 가치는 각국의 문화적 영향을 받는 셈이다. 윤 교수는 "좋은 죽음에 대한 개념을 정의해야 관련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한국인은 죽음을 맞이할 때도 개인보다 가족을 우선시하지만, 점차 서양인처럼 가족보다 개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정부·언론·사회가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예컨대 영국인인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받으며 사망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우리는 임종의 70%가 병원에서 이뤄지는데, 그 병원이 환자나 가족 등에게 '익숙한 환경'인지를 생각해볼 일이다. 만일 편안한 환경이 필요하다면 호스피스 기관을 만들어 '좋은 죽음'을 맞는 문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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