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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 각결막염, 전염성 매우 높아…발병 후 2주간 기침·재채기 통한 비말 전파도

예전에 흔히 ‘아폴로 눈병’으로 불렀던 안과 질환이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여름철 불청객으로 통하는 이 질환은 매년 5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률이 높아지며 7~8월에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학령기 아동과 젊은 성인에게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대규모 유행이 2~3년 주기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보건 당국의 주요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안구 감염질환이다. 아데노바이러스 중 8형과 19형, 29형, 37형 감염으로 생기며 그중에서도 8형 감염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5~14일간의 잠복기 이후 갑작스러운 충혈, 눈곱, 이물감, 눈물 과다 분비 등이다. 대개 한쪽 눈에서 시작해 며칠 내에 반대쪽 눈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인다. 결막은 눈꺼풀 안쪽에서 안구 뒤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막이다.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의 결막을 살펴보면 눈꺼풀 결막 부위에 오돌토돌하게 여포가 생긴 경우가 있고, 작은 점상 출혈(미세한 출혈)이 동반된 경우도 종종 있다. 귓바퀴 림프절이 붓거나 누를 때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통은 2~3주 이내에 저절로 잘 회복되나 합병증이 남는 경우에는 각막 상피하(각막상피 아래쪽) 혼탁이 남아 시력 저하가 생기거나 눈꺼풀 처짐 또는 눈꺼풀과 결막이 달라붙는 유착이 생기기도 한다.

이 유행성 각결막염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전염성이라 할 수 있다. 직접 접촉이나 오염된 물건을 통한 간접 접촉, 심지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한 비말 전파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나 직장, 수영장 같은 밀집된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되곤 한다. 

이러한 유행성 각결막염의 진단은 주로 안과 진료를 통해 임상 증상과 세극등 검사(빛으로 각막이나 수정체 상태를 보는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PCR(유전자 증폭)검사나 신속항원검사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세균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안구 질환들과의 감별이라 할 수 있다.

ⓒ뉴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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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물·냉찜질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

바이러스성 질환이니만큼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 주로 증상 완화와 합병증 예방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이루어지게 된다. 인공눈물이나 냉찜질 같은 대증 요법이 치료의 1순위다. 이차적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광범위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각막 상피하 혼탁을 막기 위해 항염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성분의 안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환자들은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수건이나 화장품을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은 증상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중단해야 한다.

의료진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의료진에도 쉽게 전파되고 감염될 수 있어, 진료 시에는 적절한 보호구 착용과 철저한 손 위생이 필수적이다. 특히 발병 후 2주간은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법정 전염병은 아니나 학생의 경우 학교장 재량에 의해 등교 중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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