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공정가동이 화재 원인"
군납 과정서 '시료 바궈치기' 등 부정행위도 확인
지난 6월 24일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는 납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제조공정을 가동하다 발생한 것으로 경찰이 분석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23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비숙련공 대거 투입, 불량률 급증 미조치, 발열전지 선별작업 중단 등 업무상 과실이 사고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본부는 2개월여의 집중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18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박순관 (주)아리셀 대표 등 공장 관계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군납 과정에서 '시료 바꿔치기' 등의 부정행위를 통해 품질검사를 통과, 업무방해 혐의가 추가 확인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올해 4월 17일 국방기술품질원의 검사자가 미리 선정해 봉인한 '샘플 시료전지'를 아리셀 관계자들이 별도로 제작한 '수검용 전지'로 몰래 바꿔치기하는 CCTV 영상 및 전자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2021년 최초 군납 물량 수검시부터 수검용 전지를 별도로 제작했고, 용량검사 통과를 위해 시료 바꿔치기 및 조작된 데이터를 활용해 국방기술품질원의 검사를 통과한 후 군에 납품했다는 다수의 증거와 진술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아리셀은 이 같은 방법으로 올해 2월까지 최근 3년여동안 총 47억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근로자와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위법 행위를 일삼은 아리셀에 대하여 엄정한 수사를 이어나가는 한편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수사를 통해 확인한 제도·관행상 문제점들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전곡산단12길 소재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사업장 3동 2층에서 리튬전지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중상 3명, 경상 6명)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