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마트폰 굴기’가 한국마저 덮어버릴까. 스마트폰 매출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해엔 삼성전자를 역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3월1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도매 매출은 731억2400만 달러(약 8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772억6200만 달러·약 87조8000억원)보다 4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또 작년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18.9%로, 2017년 20.8%에서 더 떨어졌다.
화웨이는 매출 점유율 측면에서 삼성의 뒤를 이어 12.0%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7년(286억5500만 달러(약 32조6000억원), 지난해 464억6800만 달러(약 52조8000억원)로 1년 새 20조원이나 늘었다. SA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며 “2019년 스마트폰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업체의 경쟁력을 국가별로 따지면, 이미 중국은 한국을 넘어섰다. 중국 업체 오포와 비보의 지난해 매출 점유율은 각각 6.3%, 5.4%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와 화웨이의 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23.7%. 삼성전자(18.9%)보다 높다. 샤오미와 기타 소규모 중국 업체까지 고려하면 점유율 격차는 더 커진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주축이던 화웨이는 어느새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삼성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2월 말에도 이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2월21일(현지시각)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했다. 이와 같은 폴더블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자 사흘 뒤인 2월24일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화웨이가 폴더블폰 ‘메이트X'를 선보였다. 리차드 유 화웨이 CEO는 “접었을 때 경쟁사 제품보다 얇다”며 갤럭시 폴드를 겨냥해 발언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의 가격을 갤럭시 폴드보다 다소 비싸게 책정하기도 했다.
또 유 CEO는 “메이트X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얇은 5G 폴더블폰”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린다 수이 SA 시장분석가는 외신에 “화웨이는 5G 시장 선점을 위해 위치를 잘 잡았다”고 평했다. 실제 5G 장비 시장에서만큼은 화웨이가 글로벌 점유율 1위다.
다만 수이 분석가는 “접는 디스플레이에 있어선 삼성이 넘버 원”이라고 평가했다. 폴더블폰의 관건인 디스플레이 기술력에 있어선 아직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한 화웨이 엔지니어도 지난해 11월 일본 닛케이신문에 “삼성은 메모리 칩이나 디스플레이 등에 있어서 많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