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롯데홀딩스 주주 의결권 비율 단독입수… 의결권 50% 이상 일본인 소유

기업의 주인은 누굴까. 전략을 짜는 경영진일 수도, 실행에 옮기는 노동자일 수도 있다. ‘재벌총수’란 단어가 일반화된 한국에선 창업자의 혈연이 주인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주식회사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의 주인은 원칙상 주주(株主)다.  이 논리에 따르면,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대기업 롯데그룹의 주인은 한국인이 아니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대주주다. 또 롯데홀딩스 지분 대다수는 일본인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 사실은 익히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의결권 보유 현황, 즉 호텔롯데의 향방에 입김을 미치는 개인 주주들이 누구인지는 지금껏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들의 이름과 의결권 비율을 시사저널이 최초 공개한다.

일본인이 키 잡고 있는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가 발행한 주식은 총 434만 주, 의결권 있는 주식은 387만7980주다. 이 중 가장 의결권 비율이 높은 주주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다. 그 비율은 31.49%다. 그 밖에 일본인 경영진의 의결권 비율을 모두 합하면 53.33%다. 과반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선 일본인 경영진의 주축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은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의 눈에 띄어 롯데에 몸을 담았다. 그러다 2015년 7월 신동빈 회장 편에 서서 신 명예회장을 당시 대표이사직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지난해 2월엔 롯데홀딩스 단독대표가 됐다. 공동대표였던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가와이 가쓰미(河合克美) 부사장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의 구단주 대행을 겸하고 있다. 원래는 신 회장이 맡고 있던 자리였다. 고초 에이치 전무에 대해선 추후 일본 롯데를 이끌 주역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 외에 고바야시 마사모토(池田正元)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숨은 실세로 통한다. 기자는 신동빈 회장의 사촌동생 신동우씨를 2017년 9월 만났던 한 언론인으로부터 롯데홀딩스 내부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  그에 따르면, 노조가 없는 비상장회사 롯데홀딩스에선 고바야시 CFO가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본인이 싫어하는 직원이 있으면 한직으로 보내거나, 기획 쪽에서 일하던 사람을 영업 쪽으로 보내는 식이다. 신씨는 “신 회장에게 문제가 생긴 지금 고바야시 CFO가 롯데홀딩스를 탐내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7월 일본 롯데 현안을 챙긴 뒤 귀국하는 모습 ⓒ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7월 일본 롯데 현안을 챙긴 뒤 귀국하는 모습 ⓒ 연합뉴스

日 경영진이 신동빈 신임한다지만…

한편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 비율은 4.4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언론에서 ‘롯데홀딩스 원톱’으로 소개되곤 한다. 일본인 경영진이 그를 신임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앞날은 알 수 없다.  우선 단독대표로 올라선 쓰쿠다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쓰쿠다 사장이 신 회장에게 겉으로 협력하고 있을 뿐, 실제 사이가 나쁘다는 건 롯데홀딩스 간부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롯데지주 고위관계자는 “쓰쿠다 사장을 포함한 일본인 경영진과 신동빈 회장의 관계는 공고하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아직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쓰쿠다 사장이 만일 일본인 경영진과 뭉쳐 신 회장의 반대편에 서면, 롯데에서 한국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반의 의결권을 휘둘러 신 회장 해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신 회장이 ‘표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있다. 그는 석방된 지 19일 만인 지난해 10월23일 일본으로 출국해 롯데홀딩스 임원진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연관기사

[단독] 신동주 “동빈, ‘화해안’ 제대로 듣지도 않고 거부해선 안 돼”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