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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자율주행’ 시대 엔터테인먼트 공개된 CES
“현실과 동떨어졌다” 지적도
CES가 그린 ‘자율주행 시대의 즐거움’
특히 아우디의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는 자동차의 개념을 이동수단에서 유희수단으로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이는 쉽게 말해 자동차를 4D 극장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기자가 1월8일 전시장을 반나절 동안 둘러보면서 느낀 바로는, 짧은 시간 동안 비교적 많은 사람이 몰린 코너였다. 체험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 이날 전시회가 끝날 때쯤 다시 찾았다. 차 운전석에 앉으니 스크린에서 영화 《어벤저스》의 한 장면이 재생됐다. 오토바이를 탄 캡틴 아메리카가 코너를 도니 기자가 탄 차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헐크와 아이언맨이 주먹을 부딪칠 때마다 차도 들썩거렸다. 좌석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실내등과 에어컨도 영상 내용에 따라 반응했다. 현장에서 만난 피터 쿤쉬 아우디 R&D 선임연구원은 “꽉 막힌 도로나 차고 안에서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게임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업계와의 협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자율주행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있어
그러나 자율주행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있다. 일단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해킹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율주행차는 전자장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운전 프로그램을 조작해 핸들을 절벽으로 틀어버리면, 이동수단이 살인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2015년엔 보안 전문가들이 지프 차량을 해킹해 에어컨과 라디오를 원격으로 조정해 보이기도 했다. 일각엔 “글로벌 기업들이 CES에서 현실적 기술을 내세우는 대신 겉멋에만 치중했다”는 아쉬움도 묻어 있었다. CES를 취재 중이던 미국 지역채널 ‘콜로라디오’의 프로듀서 캔디스 지에리는 “바이튼(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은 프레스 컨퍼런스 때 정말 화려한 연출을 선보였다”며 “하지만 정작 공개한 기술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와닿지 않았다”고 했다. 바이튼은 이번에 AI, 안면인식, 자율주행 기능 등을 모두 갖춘 콘셉트카 ‘M-바이트’를 공개했다. 한편 다소 현실적인 카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인 곳도 있다. 국내 중소기업 유브릿지는 ‘네비테인먼트’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네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개념이다. 이는 미러링(보고 있는 화면을 다른 디스플레이에 표현하는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속 콘텐츠를 차에서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남유식 유브릿지 차장은 “자동차 제조사와 상관없이 티어 원(1차 부품 공급사)과 협력해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