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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화해·협력 도모

■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화해·협력 도모

김 위원장은 새해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언론은 ‘적극적인 대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의 미 폭스뉴스는 북한 신년사 내용을 전하면서 “김정은은 트럼프와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핵 정상회담 재개를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 지도자가 지난해(2018년)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협상 파트너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1일(이하 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혀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이보다 앞선 2018년 12월24일엔 “북한과 관련해서 일하는 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북·미회담은) 진전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하며”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2018년 9월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2018년 9월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시간대별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2차 회담 필요성에 김 위원장이 화답했으며, 이를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월1일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남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국 공영방송 PBS 보도를 인용했다.  반면 미 조야(朝野), 행정부, 싱크탱크의 시선은 싸늘하다. 북한의 반응에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뿐이다. 북한의 신년사에 1월1일 미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논평조차 하지 않은 것은 북한을 바라보는 행정부 내 기류가 좋지 않아서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면서 아주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내밀었다”고 꼬집었다.  미 주류 언론들은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밝힌 ‘새로운 길’이 뭔지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모습이다.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CNN은 이를 ‘미국에 대한 경고’로 해석했다.  2018년 연말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잘하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힌 데서 속내가 읽힌다. 미국 내 소식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해(2018년) 하반기 의회 중간선거처럼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미국 국내 정치에 활용할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탄핵 등의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전격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북·미 간 대화 채널은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북·미 양측 모두 협상 대리인인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대리인 간 대화보단 최고지도자가 만나 톱다운 형식으로 해결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북·미 양측 모두 비핵화 톱다운 방식 선호

트럼프 대통령이 1월2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며 “우리는 또 하나의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이 열릴 경우 시점은 1~2월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선 트럼프 자신이 지난해 12월초 그렇게 말했다.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2019년) 1~2월 중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장소 3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회담의 전제조건이다. 현재 양측은 서로를 향해 의미 있는 행동을 먼저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북한은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는 목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2018년 12월18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한 것을 이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이후에 제재 해제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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