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보호받아야 할 지적재산권”…‘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국가경쟁력의 출발점을 개인의 아이디어로 본다. 하지만 우리 산업 생태계는 아이디어가 제품화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대기업의 기술 도용, 아이디어 갈취도 그중 하나다. 홍 의원이 개정안을 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여기서 출발한다. 홍 의원은 “고용의 80%를 부담하는 게 중소·중견기업”이라면서 “대기업과의 상생만이 경쟁력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을 낸 배경은.
“현재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어렵다. 이들이 어려운 여러 이유 중 하나가 기술탈취 문제다. 기술이나 특허 같은 경우는 그래도 분쟁조정위 등 법률적으로 규제되고 있다. 문제는 아이디어다.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지적재산권이다. 그런데 이건 전혀 보호받지 못해 왔다. 창업기술인, 벤처기술인에겐 굉장히 불공정한 상황이다.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법안을 냈다.”
기술탈취 문제는 매년 국감 때마다 나오는 문제다. 법이 만들어졌는데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현실의 문제다. 실제로 중소기업, 벤처기업 관계자를 만나면 이 법 자체를 제기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협력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을 두려워한다. 소위 찍히는 것을 겁낸다.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대기업과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감내하려고 한다.”
기술탈취 기준을 규정하기가 애매하지 않나.
“그게 되게 어려웠다. 이 때문에 보호 대상 아이디어에 대해 시행령에다 관련 규정을 구체화시켰다. 예를 들어 공공연하게 이 법을 통해 명시적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입찰 과정에서 계약한 자료가 있다면 인정해 주도록 하고 있다. 과거엔 계약서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냈는데 계약 단계에서 탈락하면 그걸 인정 못 받았다.”
또 힘든 점이 있었나.
“입증 책임이 쉽지 않다. 입증 책임을 피해 기업이 아니라 가해 기업이 하지 않았다고 입증하도록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역시 관행과 현실이 어렵다. 절대적 신규성,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쉽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가 보호돼야 할 지적재산권이 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기업 규제라고 생각하는 쪽에겐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대기업도 공정한 시장질서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는 아이디어와 신기술의 시대 아닌가. 중소·중견기업의 생존질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대기업도 살아남기 어렵다. 공룡의 소멸 이유가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하나가 거대 육식공룡들만 남아 더 이상 먹을 게 없어 스스로가 멸종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왜 실리콘밸리가 미국 경쟁력의 상징이 됐겠는가. 작은 사무실에서 소규모 연구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 미국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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