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이 흥행에 성공했다. 9월1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올해 개봉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10월24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안시성》은 국내 극장 관객과 해외 선판매 세일즈 성과만으로 손익분기점인 541만 관객을 돌파했다.
상업성이 강한 영화라는 장르는 대중의 시대정신을 즉각 반영한다. 《안시성》에는 사드 사태를 보는 한국인의 정서가 깔려 있다. 중국은 사드를 핑계로 대한민국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겁박했다. 한국은 좌파가 득세해 친중 정서가 확산 중이었지만, 사드 사태를 계기로 양상이 바뀌었다. 중국의 오만방자한 언행은 잠들어 있던 한민족의 반중 (反中) DNA를 되살려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영화 《안시성》을 계기로 오랜만에 역사공부 좀 해 보자. 황하문명보다 앞선 홍산(紅山)문화가 고조선이고 우리의 뿌리라는 견해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홍산문화는 빗살무늬토기·암각화·적석총 등 우리 문화와 유사점이 너무 많고 중국 문화와는 전혀 다르다. 참고로, 현재 동북지방으로 불리는 만주(滿洲)가 중국에 편입된 것도 손문(孫文)의 중화민국부터다.
우리는 흔히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우리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많다. 반만년이라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을 못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삼국시대까지는 2천 년이고 나머지 3천 년은 고조선인데, 일본과 중국이 고조선을 말살하고 신화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국 상고사 축소 왜곡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중국의 고조선 말살도 그 못지않다. 당나라가 고구려를 멸망시킨 후 고구려가 갖고 있던 고구려 및 고조선 역사책을 모조리 불질러버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조선 초기에는 우리 스스로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신지비사(神誌秘詞)》 같은 고조선 역사책을 수차례 수거해 소각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뿌리를 잃어버린 민족, 조상을 잊어버린 후손이 됐다는 점이다.
역사는 큰 틀에서 보면 되풀이된다. 중국은 한나라 이후 통일왕조가 들어설 때마다 우리를 침략하거나 우리에게 복종을 강요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공군을 보내 우리 통일을 방해한 것도 중국의 전통에 충실했던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대만까지 점령하고 이른바 ‘통일’을 이루면 우리에 대한 압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가 조선시대로 대표되는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고구려를 넘어 우리의 뿌리인 고조선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