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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진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전략실장 인터뷰

“우리는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나라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분야도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관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월11일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렇게 발언을 시작했다. 이 총리의 바로 다음 말은 이렇다. “우리의 관광수지는 17년째 적자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관광적자는 138억 달러로 재작년 적자 6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138억 달러라는 적자 규모는 환율을 달러당 1100원으로 계산해도 15조원이 넘는 엄청난 수치다. 최근 한국 관광 산업의 엄중한 현실을 솔직히 토로한 셈이다. ​


시사저널은 김만진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전략실장을 만나 한국 관광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봤다.

 
© 시사저널 고성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사드 보복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 산업을 중국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 상품 고급화, 지역화 이 세 가지를 전략 키워드로 삼았다. 양보다는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서울과 제주 말곤 갈 곳이 없다’는 고정관념도 문제다.

 

“맞다. 우리도 전략적 지역관광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통계를 보면 점차 서울과 지방을 동시에 방문한 관광객들이 늘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우리도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 다양한 특색을 갖고 있는 일본 관광지처럼 더 많은 관광지를 지방에서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일본이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지방공항의 경쟁력이다. 일본엔 29개의 국제공항이 있는데 22개가 2000년대 들어 만들어졌다. 접근성을 키운 것이다. 또 전략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지방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한국은 인천·김포·김해·제주 공항 정도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무안공항이나 청주·양양공항 등은 아직 활성화됐다고 보기 힘들다. 공항공사와 협업을 통해 신규 노선을 유치하고 기존 노선을 활성화하는 등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방공항 활성화가 지역관광 활성화와 밀접해 보인다. 

 

“만약 무안·청주·양양공항이 김포·제주공항만큼 활성화되면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마치 주사위판을 연상시키는 ‘공항 편대’가 조성되는 셈이다. 한국의 어느 지역에 내리든 원하는 관광지에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게 된다. 공항이 일종의 거점이 돼 테마로 여러 지역을 묶어 관광상품을 만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지역 인프라까지 갖춰진다면 전국 관광 산업이 균형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비자 면제, 복수비자 확대 등 한국 입국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방엔 아직 관광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일본의 경우 지역별로 관광 행정조직이 지방에 다 있다. 이에 관광공사는 DMO(지역 마케팅 기구) 모델을 추진 중이다. DMO는 지자체, 민간업계,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그 지역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거기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 스토리를 입힌 후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가는 방식이다. 공사는 한국형 DMO를 문체부 및 지자체 등과 함께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려 한다. 공사의 역량을 지역관광 경쟁력 강화에 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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