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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급식 여부 학교마다 달라…학생들 사이 혼란도 가중

 갑작스러운 포항지역 지진 여파로 전국이 혼란스럽다. 특히 이번 지진 발생은 시기상으로 대입수학능력시험과 인접해 있어 사상 초유의 수능시험 연기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이미 시험을 마쳤어야 할 전국의 약 60만 명의 수험생이 학교로 돌아갔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시험 1주일 연기로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수험생의 컨디션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미뤄진 1주일간 수험생 급식이 해결되지 않은 학교가 있어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국 대부분 고등학교는 지난 16일 수능일을 기점으로 3학년의 급식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수능 시험 후 점심을 먹지 않고 일찍 하교하는 학생들로 인해 한참 전에 결정된 사항이다. 하지만 수능시험이 1주일 연기된 관계로 3학년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하면서 급식에 차질이 생긴 것. 이에 몇몇 학교는 학부모에게 추가 급식비를 받고 점심을 제공하거나 조기 하교를 시행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학교들의 수험생들은 도시락을 싸서 등교하고 있다. 문제는 한 부모 자녀나 맞벌이 부부의 자녀, 또는 저소득층 아이들처럼 도시락 마련이 쉽지 않은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면서 많은 수험생이 급식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Eoimage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고등학교의 경우 추가 급식 신청을 받지 않고 학생들에게 무조건 도시락을 지참할 것을 통보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급식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점심시간 외출까지 금지해 도시락이 아니면 점심을 먹을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주에는 한 학부모가 점심시간에 교문 사이로 아이에게 햄버거 봉지를 건네주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학교 생활을 이야기하는 SNS에 3학년 급식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3학년 학생의 글을 후배가 대신 올려놓아 이슈가 되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 중 한 명은 SNS에 “도시락 지참과 원칙적 외출 금지 방침이 학부모 동의나 양해 없이 가능하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맞벌이 가정에 해당해서 도시락을 못 챙겨오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없고 설령 도시락을 사 온다고 해도 급식지원비를 받는 아이들은 경제적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학교 측은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로 추가 식자재 구매가 여의치 않아 부득이하게 급식을 중단하게 됐다”며 “학부모가 신청한다고 곧바로 급식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1, 2학년과 함께 급식을 시행하고 있으며 부득이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한 경우 담임의 재량으로 외출도 일부 허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급식에 관련한 것은 학교 재량으로 진행하는 것이라 교육부에서는 전국 현황 파악이 되고 있지 않다”라며 “관련한 지침 사항도 현재까지 마련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지역에 있는 학교 중에서도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오전 수업만 하는 학교가 있는 등 각각 재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은 다른 학교와 자신들의 학교를 비교하며 문제점을 SNS에 올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황금 같은 1주일 동안 밥 먹는 것 때문에 아이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라며 “이럴 때일수록 일괄된 지침을 내려 학교별 차이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 수능 1주일 연기로 급식이 필요한 일수는 수능 당일이었던 16일과 예비소집일인 22일 제외하고 3일뿐이다. 단 3일이라고 해도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공통된 입장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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