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4호
배우들의 연기도 출중하고 흥미로운 장면도 많아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는 관객들에게 매혹적이다. 줄거리 진행까지 빠르게 이뤄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러닝타임이 금세 지나간다. 그런데 다 보고 나면 허무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재미는 있었는데 마음에 채워진 것이 거의 없다. 적게나마 남은 감흥이 있더라도 그저 가벼울 따름이다. 우리는 그런 영화를 ‘킬링타임용’이라고 부른다. 요즘 치러지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대표 선거를 두고 이 ‘킬링타임용 영화’에 빗대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예상외의 전개에다 대사까지 독하고 자극적인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708억원을 현금 배당한다고 발표했다. 배당 금액으로 치면 전년(518억원) 대비 36.7%나 오른 규모다. 덕분에 BGF리테일 최대주주인 BGF와 홍석조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올해에만 21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홍 회장 등이 지주회사인 BGF에서 받은 배당금(80억원)까지 더하면 300억원에 이른다.지난해 BGF리테일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매출은 8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6%와 0.3% 증가했
‘사이버 레커’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27)이 감추고 싶었던 과거를 의도와 상관없이 강제로 끄집어냈다. 쯔양의 사생활이 담겨 있는 통화 녹음파일을 유출하면서다. 녹음 음성 속 당사자는 역시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32)이다.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구제역은 쯔양을 공갈·협박한 혐의로 고발당했고, 그는 7월15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그러자 또 다른 사이버 레커들이 검찰청에 몰려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으며 돈을 버는 사이버 레커의 실체가 사법기관 앞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점입가경 양상이다. 한동훈 후보를 비롯해 4명의 후보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갈등 구도는 그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친윤(親윤석열) 대 비윤, 또는 친윤 대 친한(親한동훈) 대결 정도로 예상됐다.그런데 갈등의 차원이 예상을 넘어섰다. 선거 초반 변수는 한 후보의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 발의 제안 정도였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윤 대통령을 야당의 꼼수대로 탄핵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악수(惡手)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올 5월 기준 평균 11.5개월로 조사됐다. 역대 최장 기간으로 작년 5월 10.4개월에 비해 1개월 이상 늘어났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중 30.0%는 취업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다. 특히 9.7%는 3년 이상 걸렸다. 취업 소요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졸자 중 취업하지 않은 사람도 129만 명으로 작년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한국의 알리바바를 표방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아 한때 국내 최대 역직구 쇼핑몰로 불린 이커머스 업체 ‘판다코리아’(이하 판다)가 100억원대 횡령·배임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대표가 피소된 가운데 수사기관은 관계자 조사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판다는 2014년 초 출범할 때부터 화려한 배경을 자랑했다. 설립자는 일간지 기자 출신 이종식 대표로,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와 합심해 창업했다. 두 사람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으로 같이 활동한 이력이 있다. 당시 박근혜 비상
“AI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질문하기’다. AI에게 질문을 하라고 하면 하는 척은 할 테지만, 그 질문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온 ‘진짜’ 질문이 아니다.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역량이자 특권이다.”최근 《인공지능 시대 무기가 되는 생각법》을 펴낸 변창우씨가 전략 전문가로서 30년 이상 한국타이어, LG전자, 현대카드, 삼성생명 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AI가 우리의 일과 직장을 어떻게 바꾸어갈 것인가 하는 것도 당
정부는 7월3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인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법인세 등을 깎아줘 투자자 유입을 늘리고 기업 성장 역시 뒷받침하겠다는 게 골자다. 재계는 곧바로 화답했다. 현대·기아차와 하나투어, SK가스 등이 특별 배당 방식으로 기말 배당금을 크게 높여 잡았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지배구조 손보기에 나서는 기업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국거래소도 현재 자사 기업공시 채널인 카인드(KIND)를 통해 상장사의 기업 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공시
국가정보기관의 본령은 국가 보호다. 영토와 주권, 국민을 지킨다. 이 중 국민 보호는 프라이버시 및 생명안전 위협으로부터 시민의 자유 향유이며, 대통령의 헌법상 임무 수행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국가정보기구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내재적 헌법기관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이유이다(한희원. 2014. 대한민국 국가정보원).그런데 유독 국정원과 결부되면 국가사회에는 또 다른 렌즈가 도돌이표처럼 등장한다. 부정적 역사의 경험과 오인식이 깊게 뿌리내려서일까? 정치적 손익계산 때문일까?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머리에 이고 사는 숙명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될까? 아직 속단할 수 없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크게 작동하고 있지만 1차에서 끝날지, 결선투표까지 갈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4명의 후보 중에서 가장 눈여겨볼 인물은 단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다. 그는 ‘어대한’ 얘기가 나올 만큼 현재로선 당원이든 일반 국민이든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정치에 입문한 지 반년밖에 안 된 정치 초보자로서 험로가 예상된다. 그의 당대표 도전은 다른 3명의 후보에게 강력한 견제를 받으면서 ‘
7월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은 한 편의 초현실주의적 스릴러 영화를 연상케 한다. 논란의 전직 대통령으로 이번에 다시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가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살상력이 강한 총탄이 트럼프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귀를 관통했다는 사실도 섬뜩하다. 암살 기도를 사격 실력이 부족해 총기클럽 가입조차 거부당한 청년이 벌였다는 점도 놀랍다. 게다가 암살 미수범의 정치적 성향도, 범행 동기도 불분명하다. 정신이상자도 아니며 극단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도 없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은 신기루일까, 신드롬일까.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금 정치권의 의견은 분분하다. 당장은 후자에 힘이 실린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한동훈 후보의 우세를 연이어 점치고 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이라는 걸출한 맞수들도 ‘결정적 한 방’은 때리지 못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아직 ‘한동훈의 시간’은 오지 않았다. 당대표가 되기까지는 변수가 남아있다. 상대 후보들의 거친 네거티브 공세가 전쟁 수준이라 할 만큼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친윤(親윤석열)계 단일화’라는 파
어깨·허리·무릎 통증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불편함을 준다. 당장 옷 단추를 끼우기 어렵고, 앉았다 일어나기 힘들며, 심지어 계단 오르내리기가 두려울 정도다. 이런 통증은 나이를 먹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방치하다가는 병이 심각해져 치료가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 특히 근력이 약한 것이 문제라는 생각에 아픔을 참아가며 운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깨·허리·무릎 통증 대부분은 불량한 자세에
최근 스타 유튜버 쯔양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가 전해졌다. 쯔양이 무려 4년간 폭행당하며 활동했고, 이후 이슈 폭로 유튜버들에게 협박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쯔양은 유튜브 구독자가 1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만인의 관심을 받는 스타다. 얼마 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튜버’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게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밝은 얼굴로 활동한 사람이 사실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받아왔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만약 드라마에서 이런 설정이 나오면 너무 황당하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드라마보다 더 기
배우 주지훈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를 통해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린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생존 스릴러물이다.주지훈은 극 중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레커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색다른 비주얼과 극 중 반려견 ‘조디’와의 깜찍한 팀플레이로 유쾌한 매력을 발휘한다.《탈출》은 고(故) 이선균의 유작이기도 하다. 이선
제헌절이 지나도록 개원식조차 열지 못할 만큼 모든 게 멈춰버린 22대 국회에서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가동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압도적 의석수를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무더기 ‘당론 발의’다. 민주당은 개원 50일 만에 45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다. 거의 하루에 한 건꼴로, 21대 국회 4년간 발의한 당론 법안 수 41개를 이미 뛰어넘었다. 이러한 과속이 설익은 법안을 낳고, 소신과 협치의 공간을 더욱 좁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대한 일사불란은 그 그림자도 짙게 드리운다.22대 국회 첫날인 5월30일부터 7월18일까지 50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엇갈린 경영 행보를 보인다.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17일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1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AI 중심 신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투자유치 등에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카카오가 새로운 수장으로 정신아 대표를 선임하고도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 추진 동력을 잃는 모양새다.반면 경쟁사인 네이버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주요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구조 재편, 임원 대상 주6일제 환원 등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경영 전반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연구개발(R&D)은 예외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미래 기술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산업통상자원부가 6월24일 발표한 ‘2023년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R&D 투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감소했으나 R&D 투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4층에는 K씨(여·29)가 미혼인 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2005년 7월 언니가 해외로 장기 출장을 떠나자 K씨는 한동안 오피스텔에서 약혼자와 함께 지냈다. 약혼자는 K씨와 시간을 보낸 후 다음 날 새벽 5시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출근했다. K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결혼 넉 달 앞둔 예비신부의 비극같은 해 8월11일 부산에서 K씨의 고등학교 동창생인 H씨(여·29)가 올라왔다. K씨는 H씨에게 약혼자를 소개해 주고 저녁을 함께하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약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