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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에도 음압병실 있지만, 국가방역체계에 따라 국공립병원으로 이송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환자 이아무개씨(61)는 9월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 입국 당시 설사 증상이 있어 곧바로 리무진 택시를 타고 오후 7시22분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씨는 병원 측에 전화로 미리 연락해 증상을 얘기했고, 의료진은 중동 여행력 등으로 메르스를 의심하고 대기했다.  병원은 이씨를 응급실 앞에 설치된 선별 진료실로 안내해 격리했다. 의료진은 가래, 폐렴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을 확인하고 오후 9시34분쯤 보건 당국에 신고했다. 이씨는 약 4시간 동안 격리돼 있다가 9월8일 0시30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고, 이날 오후 4시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개편된 국가방역체계에 따르면, 민간병원 등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나오면 국비 지원으로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옮긴 뒤 진단 및 치료를 받게 돼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폐렴 등 일부 감염병 환자를 음압병실에서 치료한다"며 "그러나 메르스 환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9월8일 밤 환자 이아무개씨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 (연합뉴스)

 서울대병원은 국가지정 격리병원이다.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 전국에 28개 국가지정 격리병원이 있다. 이들 병원에는 음압병실이 마련돼있다. 음압병실은 병원 내 2차 감염을 막고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감염병 관리시설이다. 음압병실은 환자 이씨가 먼저 찾은 삼성서울병원에도 있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치료 경험도 쌓았다.   그럼에도 삼성서울병원이 환자 이씨를 치료하지 않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이유는 국가방역체계 지침 때문이다. 한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나 에볼라 등 민감한 감염병은 민간병원이 아니라 국가 운영 병원에서 치료하고 관리하도록 돼있다. 이번 메르스 환자도 이 체계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은 국가지정 격리병원이 아니어서 환자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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