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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文 정부, 우클릭으로 지지층 돌아서며 지지율 추락
경제성장률 전망치 0.1% 하향에 담긴 의미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줄곧 ‘한국 경제가 회복 중이며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작년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0%로 올리며 호기로운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경제지표는 정작 반대로 흘렀다. 정부는 7월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대로 0.1%포인트 낮췄다. 당초 3.0% 성장에서 2.9% 성장으로 수정한 것이다. 숫자만 보면 ‘경제가 조금 안 좋구나’라고 여길 정도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의미는 달라진다. 정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0.1%포인트의 수치는 얼마든지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집권 2년 차에 굳이 ‘성장률 3%’의 상징성을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사실상 경기 하강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불황에 시달리고 있고, 앞으로 더욱 나빠질 수 있음을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경고한 셈이다. 최근의 취업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청년이 있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빨래방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던 청년구직자 배준씨 얘기다. 배씨는 7월27일 문 대통령의 호프집 깜짝 만남 자리에 다시 초대받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배씨는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여전히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였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취임 후 집무실에 상황판을 설치했지만 거의 모든 일자리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전망에서 일자리 정책 등에 힘입어 취업자 증가폭이 32만 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7개월여 만에 목표치는 ‘반 토막’ 났다. 취업자 수는 5개월 연속 10만 명대 증가에 머물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하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들도 좀처럼 꿈쩍하지 않고 있다. 경제전망이 어둡다 보니 씀씀이를 더욱 줄이고 있다. 공장 가동마저 줄이고, 설비투자마저 넉 달째 감소세다. 이는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으며, 비율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투자가 있어야 고용이 창출될 텐데, 18년 만에 가장 저조한 투자실적을 기록하니 최근 고용시장의 어려움도 당연한 결과다. 최근엔 그나마 믿었던 소비, 수출 지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3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낙폭은 최순실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이 겹쳤던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 하반기 경기를 지탱할 양대 축으로 꼽히던 소비와 수출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강세는 가뜩이나 사정이 좋지 않은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만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마저 불안케 한다. 청와대와 집권여당도 갈수록 나빠지는 경제 지표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 6월 당정청 회의에선 위기의식을 공유한 뒤 고용 및 소득분배 등 국민 생활 밀접지표 악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경제 사회 분야에 몇 가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연착륙시키고 실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1년에 대해 “대기업은 성장하는데 국민과 중소기업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 모순된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어떤 부분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아직 성과에 이르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저소득층, 실업자 등이 제대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소득 양극화 논란에 최저임금 쇼크까지
지난 5월29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계소득 동향 점검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실무자들이 배제된 상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함께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영주 노동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 경제 실세들이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저소득층 소득 감소에 대해) 격론이 이어졌고, 발언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는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작년보다 9.3% 늘고, 많이 못 버는 하위 20% 계층의 소득은 작년보다 8% 줄었다. 두 계층 사이의 소득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소득 양극화 해소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 입장에선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회의 결과는 소득주도 성장의 큰 틀은 지키되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수준이었다. 언론에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자 문 대통령은 불과 이틀 뒤인 5월31일 “고용시장 내 고용된 근로자 임금이 다 늘었고 특히 저임금 근로자 쪽 임금이 크게 늘었다”며 “상용직도 많이 늘고 있고 근로자 가구 소득도 많이 증가했다. 이는 최저임금 증가와 소득주도 성장의 긍정 효과”라고 발언했다. 이틀 전 발언 내용과 정반대 취지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역효과를 가져왔다. 영세 자영업자와 실직자를 조사 대상에서 빼고 임금 근로자 소득만 추린 결과를 보고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웠던 청와대 정책실과 경제수석실은 난처한 입장에 직면했다. 장바구니 민심의 분노는 청와대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여권 관계자는 “시장 돌아다녀보면 장사 안 된다고 난리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큰일이다. 선거 때 꼭 가는 곳이 시장 아닌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최저임금 후폭풍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결정 시즌이 다가오면서 논란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16.3% 인상을 결정한 뒤부터 반발은 극심했다. 당시에도 자영업자들은 “죽을 지경”이라며 반발했고,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저소득층 일자리를 줄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6월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돌아오면서 논란은 반복됐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진보 양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야 했다. 10%라는 인상폭의 이중성 때문이다. 자영업자 등 비판론자에게는 또다시 두 자릿수 인상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반대편의 지지층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을 포기하겠다는 점이 부각됐다.※ 계속해서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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