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호
히틀러와 미학의 힘역사상 독재자들은 대중을 통제하고,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예술을 활용해 왔다. 이 책은 정치인이 아닌 예술가로서 히틀러의 기록을 모았다. 미적 이상을 구현하려는 뒤틀린 욕망이 어떻게 세계를 불행에 빠뜨리는지, 예술이 독재자에게 어떻게 아우라를 씌우는지, 독재자가 예술에 심취했을 때 얼마만큼 파괴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프레더릭 스팟츠 지음│생각의힘 펴냄│688쪽│3만7000원 물이 말한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21세기를 맞아, 한 방울의 물이라도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물의 이용과 다양한 물 관
언제 대한민국 국회에, 그것도 새로 문을 연 국회에 기대를 걸었던 적이 있었나 싶긴 하지만, 이번 22대 국회는 지켜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구차하고 졸렬하다. 툭하면 소소한 일로 싸움을 일삼던 모습을 넘어 함께 해보려는 자세조차 처음부터 아예 보이지 않는다. 총선 압승을 등에 업은 민주당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보란 듯이 반쪽 개원을 밀어붙인 데 이어 11곳의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총선을 통해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기세는 의기양양을 넘어 그야말로 ‘독기양양’이다. 국회의장단·원내대표 선출 때 권리당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후 두 달여 만에 여의도로 복귀한다. 한 전 위원장은 6월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한 후 본격 경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선거 명당’이라 불리는 국회 앞 대산빌딩 4층에 사무실을 계약하고 입주 준비에 착수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쳐간 곳이다. ‘한동훈의 사람들’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러닝메이트로 뛸 최고위원으로는 ‘한동훈 비대위’ 출신 장동혁·박정훈 의원 출마가 거론된다. 친한계는 안정적인 지도체제 구축을 위해 최고위원 9인
“대통령 탓이다.” 6월20일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6선 의원 출신 문희상 전 국회의장에게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를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행정부 수반인 윤석열 대통령이 입법부를 적대시하는 탓에 정치는 실종되고, 여야의 대치는 심화되고 있다며 “국회를 경시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여소야대’ 지형이 윤 대통령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엔 “노태우·김대중·노무현 정권도 여소야대 지형이었지만 대통령은 빛났다”며 전(前) 대통령들의 탕평책·대야 소통을 반례로 제시했다. “정치의 실종…대통령이 국회 경시
‘동병상련’이 깊어지면서 끈끈하게 손을 잡았지만 드러난 ‘동상이몽’도 만만치 않았다.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관계 격상’을 과시하는 이벤트를 펼친 김정은과 푸틴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감지된 기류다. 북·러 정상이 서명한 대로 명실상부한 ‘전략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 등 서방의 압박에 맞서 루블화 결제 체제를 만들겠다는 의기투합도 말로는 쉽지만 결코 녹록지 않은 문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으로 성사된 북·러 정상회담은 6월19일 하루 동안 밀도 있는 일정으로 치러졌다. 당초 1
“누가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의 독주에 맞설까?” 차기 당대표를 선출할 국민의힘 전당대회(7월23일)를 두고 당 내부에선 얼마 전까지 누가 섣불리 ‘한동훈 대세론’을 거스를 수 있을까 의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이 가까워오자 중량급 인사들이 고심 끝에 경쟁에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세론의 주인공인 한동훈 전 위원장과 당내 여성 최다선이자 수도권 5선인 나경원 의원, 지난 총선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요새 여야는커녕 같은 당 인사들끼리도 잘 안 만난다고 합니다. ‘정치 실종’ 상황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더 퇴행적으로 변했습니다.” 30대였던 1977년 처음 국회에 입성해 5선 의원을 지내는 등 평생을 정치에 헌신한 원로 정치인 정대철 헌정회장이 여야 정치권에 내놓은 쓴소리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으로 초정파적 국가원로단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민주당계로는 처음으로 헌정회장에 선출돼 취임했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6월에 이어 1년 만인 6월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회장실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헌정회장 취임 1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사칭하면서 한국 개미 투자자들을 상대로 거액을 가로챈 불법 주식 리딩방 업체의 실체가 폭로됐다. 이들 업체는 주로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한국지사 투자 플랫폼으로 위장해 활동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사정에 밝은 제보자 A씨의 설명이다.활동 역시 조직적이다. 대포전화를 이용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모집책, 채팅방에서 거액의 투자를 유도하는 바람잡이, 현지 상주 인력과 가짜 SNS 아이디, 대포통장 등을 공급하는 조달책, 투자자들이 입금한 돈을 빼돌려 코
7월23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잡혔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 현실화할 것인가. 승리한다면 얼마나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할 것인가. 다른 하나는 대표로 당선될 경우 국민의힘과 보수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다. 여기서 더 주된 관심은 후자(後者)다. 후자의 관심 때문에 전자의 관심도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만일 한동훈 대표 체제가 등장할 경우 그는 과연 보수와 국민의힘을 살릴 수 있을까? 2027년 대선까지를 내다볼 때, 중요한 포인트는 ‘유권자 정치지형’을 다시 점검해 보는
‘골프 여제’ 박세리가 중학교 때 운동하던 골프연습장은 산속에 있었다. 어느 겨울날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는 딸에게 훈련하고 있으라고 하고 잠깐 일을 보러 갔다. 그러다 딸을 데려오는 걸 깜빡 잊었다. 집에 들어가 딸이 없는 걸 알고 화들짝 놀란 아버지는 연습장으로 달려갔다. 그때까지 박세리는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너 왜 아직도 여기 있어.”“아버지가 훈련하고 있으라고 했잖아요. 집에 가고 싶었지만 열심히 해야 최고 선수가 될 수 있잖아요.”밤이 늦어 연습장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박세리는 근처에 있는 불을 켜고 혼자 연습하고
최근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초대형 글로벌 이벤트인 파리 하계올림픽을 맞아 스포츠 마케팅은 기업 이미지 제고 수단에서 더 나아가 불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7월26일 열릴 제33회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후원사든 후원사가 아니든 각자의 방식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보통 하계·동계 올림픽이 벌어지는 해에 스포츠 전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지도 제고 넘어 실질적 성과 추구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파리올림픽
제22대 국회 출범 직후부터 민주당의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가 거세다. 한편으로는 법사위, 운영위 등 상임위원장 독식에 여당 의원들의 상임위 강제 배정을 비롯해 각종 특검법 및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나아가 수사기관 무고죄, 표적수사 금지도 거론되고 있다.특히 법원이 대북 송금 사건의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이후 민주당의 사법부에 대한 압박이 매우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사법부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포항의 호미곶에 가다가 ‘흑구문학관’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본 사람이면 궁금하지 않았을까. 검은 갈매기를 뜻하는 흑구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가. 그곳을 그냥 지나친 여행객들에게 본명이 한세광인 옛 문인 한흑구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포항 출신 문인이 있으니, 이대환 작가다. 그는 한흑구 탄생 115주년을 맞는 올해, 한흑구의 문학적 일대기를 93편의 작은 이야기로 엮은 《모란봉에 모란꽃 피면 평양 가겠네》를 펴냈다.이 작가는 한흑구의 작품과 그 상황을 통찰한 해설을 곁들였다.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흑구는 숭인학교를 나와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됐다. 핵심은 돈 되지 않는 사업장의 과감한 정리다. 사업성을 평가해 되살리기 어려운 사업은 정리하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이미 정부는 구체적인 시기와 기준을 제시했다. 사업성 평가 등급은 기존 4단계에서 ‘유의’ 등급을 신설해 5단계로 세분화했다. 신설된 ‘유의’ 등급은 지속적, 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인해 사업 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기존의 ‘부실 우려’ 등급은 아예 추가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다. 앞으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6월10일 발표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여론조사(조사기간 6월7~9일)에 의하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1%로 2021년 10월 정권 발족 이후 다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사한 시기(6월7~10일)에 실시된 지지통신의 여론조사에서는 16.4%를 기록했다. 2012년 12월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자민당 아베 2차 내각 이후 가장 낮은 내각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오는 9월이면 임기를 다하는 기시다 내각이 연일 ‘지지율 초저공비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마약 사용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대학생 A가 연락을 해왔다. 요즘 너무 약 생각이 나고 갈망이 심해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약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심지어 밤에는 마약 하는 꿈을 꾸다가 스스로 놀라 깨어나기도 하는데, 자신이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치료·재활 인프라가 지역사회에 확대되어야해외에서 오랫동안 지낸 A는 마약에 호의적인 주변 지인이 많기에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약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또한 정신과에서 수면제와 항불안제를 처방받고 있지만, 대체 약물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침대축구는 축구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팀이 골을 먼저 넣었을 때 시간을 질질 끄는 전술이다. 연기 역할을 맡은 선수는 플레이가 격렬한 상대팀 선수에게 다가가 몸이 살짝만 스쳐도 얼굴을 부여잡으면서 나뒹군다. 운동장 밖에 있는 코치들에게 의료진의 투입을 요구하고, 5분 후에 오케이 사인을 그리며 슬그머니 일어난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비슷한 방식으로 다시 쓰러진 후 감독에게 교체 사인을 낸다. 교체가 이뤄지면 일부러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 나가고 교체 투입된 선수는 그 선수를 격려하는 식으로 시간을 끈다. 이 같은 행동을 90분 동
1969년 충북에서 태어난 안남기는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다. 가난에 찌든 가정에서 중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플라스틱 공장과 대리운전 기사 등을 전전했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2년간 거주했다. 이때 만난 한 여성과 결혼해 아들 셋도 낳았다. 안씨는 청주로 내려와 택시운전을 시작했고, 이때부터 범죄의 늪에 깊이 빠져든다.2000년 9월24일 새벽 4시쯤 상당구 내덕동에서 술에 취한 연아무개씨(여·19)가 택시에 탑승하자 흉기로 위협해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다. 이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아내와도
마약과 사투(死鬪)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마약을 좇는 자들과 이러한 마약중독자들을 쫓는 자들이다. 지난해 국내 마약사범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2만7611명을 기록했다. ‘마약사범 2만 명 시대’가 열린 것이다.정부는 검거·단속뿐 아니라 치료·재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부산교도소가 ‘국내 첫 마약전담 교정시설’로 발돋움한 배경이다. 부산교도소는 단약(斷藥) 의지가 강한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24시간 밀착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선 마약중독에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약사범들, 이들을 교육하는 교정시설 직원과 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