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호
불법 리베이트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제약업계의 고질병이다. 리베이트는 의료인이 환자에게 적합한 의약품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한다. 자연스레 국민 건강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또 리베이트는 약값 인상으로도 이어진다. 결국 리베이트로 발생한 부담이 국민과 국민건강보험에 전가되는 구조다. 정부가 불법 리베이트를 주는 제약사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관행을 제약업계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다는 까닭에서다.
퍼센트재난, 세대, 주거, 교육, 의료, 젠더, 노동, 환경 등 한국 사회에서 차고 넘치는 퍼센트 중 40개 주제를 선별하고, 그 통계를 기록했다. 어떤 것은 묵직하고 거시적인 주제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미시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통계가 가리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숫자가 담아내지 못한 삶을 찾아내 보여주기도 한다.안지현 지음│이데아 펴냄│286쪽│1만9000원좋아 보여서 다행깊은 상실감에도 의연히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감수성을 그려내는 작가의 짧은 소설집. 인생의 한 시절을 여닫았던 이와
십여 일 전쯤, 한 모임에서 대학병원 의사이자 교수인 친구와 자리를 함께했다. 가까이 앉아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의-정 갈등 사태가 화제에 올랐다. 그는 자기도 병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인테 수락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내 의료 현장을 떠나있는 제자들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다.그는 아직 자신이 재직하던 병원에 그대로 남아있지만, 지금 대한민국 병원은 위태롭다. 의사들이 하나둘 병원을 떠나고 그 빈자리에는 환자들의 한숨소리가 채워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6일 ‘의사인력 확
“먼저 저와 정부부터 바꾸겠습니다.”5월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이 다짐했다. 총선 참패, 23%로 곤두박질한 지지율(한국갤럽), 채 상병 특검 등으로 거세지는 야당 공세…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은 윤 대통령이 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온 국민 관심사였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앞서 신년대담에서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던 명문대 의대생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전락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최아무개씨(25)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15명 중 한 명이다. 당시 화성시는 공식 블로그에 최씨 인터뷰를 실으며 “외과의사를 꿈꾸는 웃음 많고 솔직한 청소년”이라고 소개했으며, 최씨는 외상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현 국군대전병원 병원장)가 롤모델이라고 했다. 최씨가 의사의 꿈을 가진 것은 간호사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는 사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2024년 사법부 지형도 대폭 변화할 예정이다. 먼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건을 맡은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연내 노정희 대법관 퇴임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기사 참조).이를 포함해 대법관 14명(조희대 대법원장 포함)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올해 끝난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은 1월에 이미 퇴임했고,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은 8월 교체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인 김상환 대법관의 임기도 12월 만료된다. 1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 저울질해야 할 가치, 가늠해야 할 정세 전체에 대한 고민의 총화는 바로 국정 운영 플랫폼, 즉 국정철학·국가비전·국정과제로 집약된다. 사실 한국 정치의 혼미, 무능, 본말전도는 압도적으로 국정 운영 플랫폼의 부실에서 온다.”지난 총선 기간에 유권자들 입에서 ‘대한민국 정치는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나?’ ‘윤석열 정부는 왜 이렇게밖에 못하나?’ 등의 말들이 오간 데 대한 분석이다. 총선에서 정부 여당의 참패를 예견이라도 하듯 작심하고 현 정부를 비판하고 분석한 《윤석열정부와 근대화세력의 미래》가 눈길을 끈다
‘국가 비상사태.’ 윤석열 대통령은 5월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문제를 이렇게 표현하며 총괄부처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기존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부총리급인 ‘저출산대응기획부’로 격상해 국가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겠다는 게 핵심이다. 초대 부총리 겸 장관으로는 주형환 현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이 같은 부처 신설 계획을 처
제22대 총선에서 야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정치권의 기류가 혼란스럽다. 더욱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검찰 수사 및 법원의 재판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수사 및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생각하면, 총선 결과가 검찰 및 법원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그런 관측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돌이켜 보면, 2020년 권순일 전 대법관이 관여했던 이재명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한 대법
“시장님께 성과급 드려야겠네요.” 공무원 노조의 이례적인 성명서 발표, 직원들의 응원 글에 이어 시민들의 칭찬 릴레이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러 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5월3일 ‘일이 되는 방법을 만드는 사람’, 이 시장을 직접 만났다.3월2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용인특례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특례시 지원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이 좀 나왔나.“용인특례시청에서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대통령께서 ‘특례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이기
1968년 스크린에 착륙한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은 반박을 거부하는 수작이다. 인간이 원숭이의 지배를 받는다는 뒤집힌 관계 설정은 호모사피엔스 관객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원숭이 혹성에 떨어진 후 지구로 귀환하려고 애쓰던 주인공(찰턴 헤스턴)이 원숭이 혹성이 바로 핵전쟁으로 파괴된 지구임을 알게 되는 결말은 객석에 충격을 넘어 경악을 선사했다. 당시는 핵전쟁 공포가 인류를 위협하던 시기였다. 《혹성탈출》은 시대를 은유하며 영화사에 존재감을 깊이 새겼다. 리부트 3부작의 영광 이을 수 있을까 1편의 엄청난 성공을
지난 4월 중국 남부 지방 광둥성은 수중도시가 되었다. 열흘 넘게 이어진 폭우로 도로는 강처럼 변했고, 광둥성 내 44개 하천은 공식 경보를 넘어서는 홍수 수위에 도달했다. 중국 최대의 무역도시 광저우 베이강 유역에는 100년 만의 홍수가 발생했다. 28일엔 토네이도와 최대 야구공 크기의 우박이 광저우를 휩쓸었다. 4월의 남부 지방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다.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5월 노동절 연휴기간에 극한호우가 또다시 남부 지방을 강타했다. 광둥성 일대는 4일 하루에만 최대 480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북부 내륙엔 때아닌 폭
의미심장한 만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년 만에 유럽 순방에 나섰고, 시 주석은 첫 방문지로 프랑스를 택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을 최고 수준 환대로 맞으며 미국에 보란 듯 밀착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근 독일의 대표 주간 시사잡지 슈피겔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엘리제궁의 주인이 된 이후 프랑스는 독일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목소리로 자리매김했다.영국이 빠진 유럽연합(EU)에서 프랑스는 유일한
2024년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482건을 기록했다. 2023년 12월 이후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이다. 자산시장에서 거래량 증가는 의미가 크다.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재화나 자산 시장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는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첫 번째는 수요 증가다. 수요가 증가하면 거래량이 늘어난다. 두 번째는 공급 증가다. 공급이 늘어나면 거래량이 증가한다.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원인은 수요 증가일까, 아니면 공급 증가일까. 원인을 알아야 시장 전
지금 대한민국 못지않게 사법부의 판단이 정치 지형을 좌우하게 될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하지만 사법부의 독립적 권한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법원이 속전속결로 처리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는 대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까지 총 4건의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성추문 은폐 대가로 불법자금 지급 △2020년 대선 방해 및 의회 난입 사건 연루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선거 개입 △대통령 임기 중 백악관 기밀 유출 등이다. 여기에 적용된
총선 참패로 윤석열 대통령의 향후 임기 3년은 사면초가 국면이다. 의회권력은 오롯이 범민주당 손에 놓여있다. 더불어민주당 175석과 조국혁신당 12석을 합하면 무려 187석이나 된다. 21대 국회보다 더 많은 숫자다. 대통령의 국정 현안을 지원하고 뒷받침해줄 집권여당은 겨우 108석밖에 되지 않는다. 남아있는 임기 내내 각종 특검은 예고되고 있다. 이미 본회의에서 처리된 이태원 특별법에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검법,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최근 걸그룹 아이브가 두 번째 EP 앨범을 발표하며 타이틀곡 《해야(HEYA)》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우리 전통문화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멤버 안유진은 “《해야》에 한국풍으로 뮤비를 찍고 의상을 준비한 게 매우 의미 있었고 준비하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의 한국화 그림 작화 총괄 및 콘셉트 아트를 담당한 박지은 작가는 “《해야》의 공식 콘셉트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해를 사랑한 호랑이”라며 “한지 위에 전통 재료로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 동양적인 것이 모두 중국 전통?그런데 갑자기 중국의 일부
재계 서열 38위였던 동양그룹은 2013년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낸 ‘동양그룹 사태’로 공중분해됐다. 동양매직(현 SK매직)과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동양네트웍스(현 동양시스템즈) 등 알짜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거나 외부에 매각됐다. 동양생명도 2015년 9월 중국 안방생명보험에 매각됐다. 하지만 안방생명보험의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2020년 2월 다자생명보험으로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공산당 간부들 동양생명과 모회사에 포진주목되는 사실은 이 다자생명보험의 실체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겉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각오를 다진 대목은 ‘재판 지연 해결’이었다. 이후 그는 취임식에서 ‘신속’이란 단어를 3번 썼고, 4월25일 법의 날 기념식에서도 신속 재판을 사법부의 사명으로 꼽았다. 사실상 빠른 재판 진행을 내걸고 사법부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취임 일성은 각급 법원에 얼마나 울려 퍼졌을까.4월21일 수원지방검찰청은 이례적으로 긴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입장문을 냈다. 여기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판사 전원 기피신청 등 재판을 늦추기 위한 전략이 상세히 나열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