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 조롱 쪽지 작성자 대상 내사 착수
“굿 다이” 등 온라인상 2차 가해도 이어져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희생자들을 향한 조롱 등 온·오프라인상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글 작성자 추적에 착수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인근 추모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쪽지를 남긴 인물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혈흔이 낭자했던 사고 현장을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한 것으로, 이같은 조롱성 쪽지가 추모 공간에 놓여진 사실이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온라인상 2차 가해도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다음날인 지난 2일부터 네티즌 중 일부가 온라인상에서 사고 희생자들을 향해 “굿 다이(Good die)”, “볼링절” 등의 조롱글을 남겼다. 후자의 경우, 인도를 침범한 차량에 희생자들이 추돌당한 것을 볼링에 빗댄 것이다. 해당 글들은 2차 가해 논란을 의식한 듯 현재는 전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시청역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된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유포돼 피해자와 유족들에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 경찰은 피해자 혹은 유족들의 2차 피해를 예방하고자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2차 가해성 글을 반복적으로 유포 혹은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내사나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논란이 되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 차단 조치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남성 A(68)씨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서울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후 돌연 역주행을 이어가다 인도 위 보행자들을 덮치면서 벌어졌다. 이 사고로 9명의 희생자와 7명의 부상자까지 총 16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운전자 A씨 또한 갈비뼈 골절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