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운전자 등 2명 중상…사고 지점 아래 도시가스관 지나
사고 발생 전 이상 징후 있었단 목격담도…차량 5대 덜컹거려
서울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승용차 한 대가 통째로 빠지는 사고가 났다. 80대 운전자와 70대 동승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발생 전 해당 지점을 지나는 차량이 심하게 덜컹거리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8월3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26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성산대교 방면)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주행 중이던 티볼리 차량 1대가 빠졌다. 싱크홀 규모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운전자 A(82)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승자인 여성 B(79)씨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 의식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위험은 있었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 바로 아래쪽으로 도시가스관과 상수도관 등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가스관 파손이나 가스 누출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차량 밑에 도시가스 등 여러 관이 지나가는 게 보였는데 파손 여부를 알 수 없어 유관 기관 출동을 요청했었다”며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꺼내고 2차로 확인했는데 가스 누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가스관 파손은 없었다”고 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날 오전 11시 13분경 반대편 차로로에서 사고 지점을 지나는 차량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이 게시한 영상에 따르면 차량 5대는 해당 지점을 지날 때마다 위아래로 덜컹거렸다. 영상을 촬영하고 담당 부서에 점검해 보라고 전달했는데 얼마 뒤 사고가 났다는 것이 주 의원의 주장이다.
해당 도로는 서울시 소관이다. 시는 지난 5월 이 도로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했으나 지하 공동(땅속 빈 구멍)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 관계자는 “도로를 굴착해 하부에 묻혀 있는 지하 시설물들에 이상이 없는지, 주변에 대형 공사장이나 터파기가 이뤄진 것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 많은 비로 인한 토사 유실이 있었는지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