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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지지 성향 유튜버가 ‘응원 문자 보내자’며 전화번호 공개
“수십 년 써 온 번호 바꿔야 할 모양” 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휴대폰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휴대폰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지지자들의 전화와 문자 폭탄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전화 문자 그만 좀,.시도 때도 없는 문자 전화는 응원 격려가 아니라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아무래도 수십 년 써 온 전번(전화번호)을 바꿔야할 모양입니다”라고 토로했다. 대상자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이 전 대표의 글에 한 팔로워는 “진심으로 대표님 생각하면 그럴 수 없을 텐데 새벽에도 전화하고 왜들 그러는지. 응원하고 싶으면 애완견 기사에 팩트체크 댓글 하나 쓰시고 따봉 하나를 누르세요”라고 답글을 달며 문자 자제를 요구했다. ‘애완견’은 앞서 이 전 대표가 언론을 비판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이후 강성 지지자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게시글을 리트윗(재게시)하며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전화‧문자 폭탄의 배경에는 한 야당 지지 성향 유튜브 운영자의 ‘전화번호 공개’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은 “어제(30일) 전후 지지자들로부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연락이 와서 알아보니, 야당 지지 성향 유튜버가 방송에서 대표의 연락처를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유튜버가 ‘이재명 전 대표가 힘들어하니 응원 문자를 보내자’는 취지로 시청자들에게 이 전 대표의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전 대표에게 격려성 전화와 문자가 휴대전화를 마비시킬 만큼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 대표는 이전에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몇 차례 내왔다. 이들이 당내 인사들을 향해 수박 색출, 문자 폭탄, 트럭 시위 등 맹공을 펼치자 이 전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멈추지 않았고 당내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SNS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며 대중과 소통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지지자들의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에 일일이 답하는 등 정치인 가운데 SNS ‘헤비 유저’(적극적 사용자)로 꼽혀왔다. 그는 8·1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임 도전에 나서기로 하면서 최근엔 당 안팎 사람들을 만나며 스킨십을 쌓아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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