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현장 목소리와 정부 정책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인터뷰]  2만 커뮤니티 운영자  하양이아빠  “암호화폐 규제하니 죄다 해외 나가”

2021-06-07     송창섭 기자
닉네임 ‘하양이아빠’는 요즘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 주목받는 ‘인플루언서’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하양이아빠의 암호화폐 이야기’는 약 6700명의 구독자가 활동하는 곳이다. SNS인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이보다 더 많은 2만 명에 이른다. 블로그에 하양이아빠는 약 600개의 글을 올려놓았다. 내용은 가상자산 시대의 핵심기술인 암호화폐, 블록체인부터 가상자산 정보, 이벤트까지 다양하다. 그의 블로그는 관련 용어 설명에선 국내 가장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양이아빠와의 인터뷰는 6월2일 실명 비공개를 원칙으로 진행됐다.

어떤 계기로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남들처럼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코인(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전에는 주식·부동산 투자 어느 것도 해 본 적이 없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투자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2018년 가격 폭락을 경험하고는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 공부를 하자’고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전업으로 한다.”

블로그·커뮤니티 운영에 원칙이 있나.

“초기에 용어를 정리하는 글을 매일 하나씩 쓰는 걸 목표로 잡았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하나씩 쓰는 걸로 바꿨다. 내 블로그는 코인 용어 백과사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 보니 ‘어지간한 자료는 하양이아빠 블로그에 다 있다’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가상자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 어떤가.

“기술로 이해하는 것이랑 콘셉트는 다르다. 한글로 된 뉴스인데 내가 읽어봐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기본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보는 기사가 많다. 가령 최근 중국 정부가 채굴을 금지해 비트코인이 망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건 아니다. 되레 중국의 채굴 집중 현상이 미국·유럽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이다. 정부는 ‘바다이야기’ 운운하면서 투기로 보고 있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코인을 하나의 산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코인만을 대상으로 한 업권법이 필요하다.”

또 지적할 사항이 있다면.

“현장의 목소리와 정부 정책이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만 육성하는데, 그러는 사이 코인 개발업체들은 사라졌다. 국내에선 2017년부터 ICO(암호화폐공개)를 금지하지 않았나. 그러니 죄다 해외로 나가는 거다.”

투자자들의 인식에도 분명 문제가 있지 않나.

“남의 말만 듣고 큰돈 벌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난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는 스스로 공부한 뒤 소액으로 투자하라고 말한다.”

최근 비트코인 값이 크게 떨어졌는데.

“전문가인 척하면서 알맹이 없는 글을 쓰는 이가 너무 많다. 요즘 비트코인이 죽었다고 말하는 글이 매우 많아졌다. 그렇게 판단할 시기는 아니다.”

과열은 아닐까.

“물론 운 또는 실력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계속 벌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가상자산 투자 때 갖춰야 할 투자 기준은.

“해당 코인 커뮤니티 기준을 보라. 로드맵도 참고하고, 백서(白書)에 나온 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 하양이아빠는 누구?

대학에서 경영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우연찮게 가상자산 투자에 눈을 떴다. 현재 울산에 살고 있는 40대로 반려견(말티즈 종) 하양이와 8년째 동거 중이다. 2018년 만든 블로그 ‘하양이아빠의 암호화폐 이야기’에서 활동하는 이는 약 6700명, 같은 이름의 텔레그램 채널의 회원 수는 약 2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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