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문기자 송의달의 트럼프 읽기 《신의 개입》
국제 전문기자인 송의달이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함께 현 미국 대선의 양대 후보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을 분석한 《신의 개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단어는 ‘개입’이다. 결국 국제관계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수많은 국가가 서로 개입하면서 전개되는 관계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것은 트럼프 2기가 될 경우 한국의 입장이다.
“이 책을 계기로 트럼프에 대한 편견과 무지의 벽이 허물어지고, 트럼프 재림에 대비한 실천적 논의가 본격화하길 소망한다. 졸저가 곧 도래할 수 있는 트럼프 2기를 대한민국에 ‘신의 축복’이 되도록 만드는 작은 도구로 쓰인다면 큰 보람일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 국제관계에서 무지는 물론이고 편견은 가장 위험하다. 편견을 통해 상대를 잘못 평가하면 궁극적으로 논리 싸움에서 질 뿐만 아니라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국가 관계라면 한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흥하게 할 수 있다. 저자는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전제로 책을 저술했다. 책의 앞부분은 트럼프 시대에 한국은 아베 신조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고, 전적으로 친(親)트럼프를 해야, 중국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시작된 트럼프 정부의 중국 기업 제재가 중국 경제 타격 및 한국 기업 회생으로 이어지는 지정-지경학적 연쇄효과를 낳았던 것이다. 중국을 제외한 자유민주 진영에서 한국은 제조업 패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근거로는 지난해 수백억 달러에 달하던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을 든다. 흥미로운 것은 이 결과가 트럼프 시대의 결과인지 바이든 시대의 영향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든 결과적으로 저자는 어설픈 양다리 걸치기는 위험하니 미국의 세력에 붙어 살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분석도 빠지지 않는다.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필요에 따라 철저하게 유연한 능력을 구사할 수 있고,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선 실패 후 지지율이 높은 결과 등도 이야기한다. 이는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으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지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미·중 관계나 주한미군, 남북 문제 등 현안은 미국 없이 설명될 수 없다. 물론 공화당 정권이든 민주당 정권이든 미국의 국익이라는 기본 전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프리즘을 거친 후 나타날 수 있는 국제문제는 물론이고, 한국의 살길에 대한 진지한 의견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