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 당일 새벽 동거남 살해 후 두 딸에 범행
온라인서 점성술사 활동…유료 ‘치유 서비스’ 제공
미국에서 동거남을 살해한 후 어린 두 자녀를 달리는 차 밖으로 떠밀어 한 명이 숨지는 참극을 벌인 점성술사 인플루언서가 개기일식을 앞두고 종말론에 심취해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10일(현지 시각) LA 경찰국이 이 사건의 용의자 대니엘 존슨(사망·34세)의 범행 동기를 조사하면서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존슨은 온라인에서 ‘대니엘 아요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점성술사다. 그가 운영하는 엑스(X, 옛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10만3900명에 달한다. 그의 엑스 계정에는 메인 게시물로 “깨어나라 깨어나라 종말이 왔다(THE APOCALYPSE IS HERE). 귀가 있는 모든 사람은 들어라. 당신이 믿는 것을 선택할 때가 지금이다” 등의 글이 게재돼있다.
존슨은 지난 4일 “이 일식(eclipse)은 영적인 전쟁의 완벽한 본보기(epitome)”라며 “세계는 지금 분명히 변하고 있다. 당신이 한 쪽을 고를 필요가 있다면, 당신의 생에서 옳은 일을 할 시간은 지금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는 지난 8일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 현상이 7년 만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에 따르면, 존슨은 개기일식이 일어난 당일인 지난 8일 오전 3시40분께 LA 카운티의 자택에서 동거남인 제이엘런 채니(29)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범행 직후 그는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9세와 생후 8개월인 두 딸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존슨은 도로를 주행하던 중 차 문을 열고 두 딸을 차 밖으로 밀쳐냈다.
고속도로 한복판에 내던져진 생후 8개월 영아는 뒤에서 오던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고, 9세 딸은 살아남아 병원으로 이송된 뒤 치료받는 중이다.
존슨은 범행을 저지르고 약 30분 뒤 인근의 시내 도로에서 시속 100마일(약 160km)이 넘는 속도로 차를 몰다 가로수와 충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존슨은 운영하던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3세 때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한 뒤 샤머니즘의 길에 들어섰고 “주술사(샤먼)와 의녀의 풍부한 혈통을 이어받아 영적인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직관적 안내와 원격 치유, 점성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총체적 치유에 이르는 근거 있는 접근법을 개발했다”며 한국과 일본, 중국 등 14개 이상 지역의 구독자들을 도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이트에서 주간 2.99달러(약 4000원)의 ‘오라 클렌즈’(aura cleans) 서비스와 월 150달러(약 20만5000원)의 ‘치유’ 서비스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