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신드롬②] 0.1% 상대하는 ‘입시 코디’ 실제 존재할까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학부모들의 판타지면서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 느끼게 만드는 인물

2019-01-14     정덕현 문화 평론가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JTBC 드라마 《SKY캐슬》에는 김주영(김서형)이라는 입시 코디네이터가 등장한다. 등장인물의 소개를 보면 그는 서울대 입학사정관 출신에 성공률 100%를 자랑하며, 베테랑 전문가들로 꾸려진 전투력과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몸값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돈만으로는 그를 고용할 수 없다. 서류와 면접을 통해 오히려 ‘간택받은’ 이들만 그의 코디를 받게 된다. ‘학종 대비 내신관리’는 물론이고 ‘자동봉진(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에 교우관계, 심리, 건강, 수면 스타일까지 그는 모든 걸 분석해 최적화시키는 일을 한다. 
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 ⓒ JTBC
대한민국 상위 0.1%만을 상대한다는 이러한 입시 코디네이터는 실제로 존재할까. 드라마가 극대화하고 과장한 부분이 분명 존재하지만, 실제로 입시 코디네이터는 존재한다. 강남권에는 엄청난 금액이 입시 코디라는 직업군에 오간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들려온다. 과거에는 주로 학원이 사교육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입시 코디가 점점 중요한 사교육의 핵심으로 자리하게 됐다. 그것은 이른바 ‘학생부 전형’ 같은 수시입학을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정시로 시험을 쳐서 대학에 들어가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수시입학의 조건들은 대학별로 너무나 달라 그걸 개인이 전부 파악해 내기가 어렵다. 이른바 입시 전문가가 필요해진 이유다. 진학사 같은 입시 컨설팅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지금의 입시제도가 어떤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는가를 실감하게 된다. 대학별 전략을 분석하는 정보들은 물론이고, 각 대학의 합격자들이 쓴 자기소개서가 거래되고 있다. 자기소개서가 하나의 중요한 ‘입시 콘텐츠’가 돼 거래되는 놀라운 이 현실은,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네이터를 고용할 수 없는 서민 학부모들에게 얼마나 정보가 절실한가를 잘 말해 준다. 특정 대학에 들어간 어느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자신의 아이가 짜야 할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참고사항으로 여기는 게 현실이다.  오로지 우직하게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는 뚫기 어려운 현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입시 컨설팅’이라는 놀라운 산업군을 창출하고 있다. 《SKY캐슬》의 김주영이라는 괴물 입시 코디네이터가 뜨거운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그래서다. 그 같은 엄청난 인물을 고용할 수 없다면, 그 많은 입시전략을 짜고 아이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들은 온전히 학부모의 몫으로 남게 된다. 김주영은 그래서 이런 학부모들(자녀까지 포함해)의 판타지면서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인물이다. 《SKY캐슬》을 뜨겁게 달궈놓은 이 인물에게서는 그래서 그 이면에 학부모들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과 정서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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