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조 근무자에 간식 전달‧마포대교 등 방문
“현장 미흡한 점 많아…목소리 귀 기울일 것”
추석 영상에도 등장 예정…野 “김여사 공개행보는 국민 염장 지르는 것”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생명 구조 최일선에서 일하는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마포대교를 도보 순찰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후 부쩍 공개 활동을 늘려나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10일 비공개로 119특수구조단 뚝섬 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 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피자·치킨 등 간식을 전달하고 구조 현장을 살폈다. 흰 셔츠에 청바지,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현장을 찾은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한 “투신자 구조에 나섰다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를 통해 많은 국민께서 여러분의 노고와 살신성인의 모습을 알게 되셨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존재해 주시는 것만으로 국가의 기본이 튼튼해진다”고도 격려했다. 유재국 경위는 한강경찰대 소속 구조대원으로 지난 2020년 서울 가양대교 북단에서 투신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했다.
김 여사는 또한 근무자들이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를 우려하며 “남을 구한다는 생각에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수가 있는데, 본인의 정신건강 관리도 잘 신경 쓰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구조 활동 중 위험한 상황이 없도록 조심해 달라고도 했다.
이어 용강지구대 순찰인력과 함께 마포대교를 걸어 현장을 살펴본 후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대원들은 이날 김 여사에게 한강경찰대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판단에 이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이후 공개 행보를 부쩍 늘려가는 모양새다.
8월23일 서울역 쪽방촌을 방문했으며, 지난 3일엔 미국 상원의원 부부들을 청와대 상춘재에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자신의 생일을 축하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오는 추석 명절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영상으로 대국민 인사를 할 계획이다. 명품백 논란 속 윤 대통령 혼자 인사에 나섰던 지난 설 연휴와 다른 기류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 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실에 정무적 감각이 있기는 한 건가”라며 “저라면 뜯어 말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역시 앞서 kbc광주방송에 나와 “김 여사의 공개 행보는 국민들 염장을 지르는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