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K-바이오 발판으로 ‘K-문화’ 확산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긍정적”
몽골 울란바토르 몽안그루병원(MG병원). 몽고 5대병원으로 꼽히는 MG병원 2층 물리치료실로 올라가니 익숙한 이름과 풍경이 펼쳐졌다. 50대 여성이 한국 업체가 만든 자기장 기기로 허리통증을 치료받고 있었다. 벽면에는 부산 해동병원(HAEDONG HOSPITAL)이 새겨져 있었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이 지난 8년간 몽골에 주력한 성과가 한눈에 담겼다.
진료실도 골밀도 진단기와 체형교정기 등 한국 브랜드 의료기기로 가득 찼다. 병원관계자는 "몽골 주변국인 러시아, 중국, 그리고 한국 가운데 의료기기는 한국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의사와 환자 모두 한국산 의료기기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진흥원은 그간 몽골과 한국을 오가며 각종 전시회에서 지역 첨단의료기기 수출에 공을 들였다. 국내 고가 의료기기와 장비 등을 몽골 현지에 임대해주는 의료기기 리스 사업도 추진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MG병원과 협약을 맺은 해동병원을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타진하기도 했다.
몽골 시내에 곧 들어설 MG 제2병원에는 고관절 보호패드 등 우리의 의료기구를 몽골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B2B(기업간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현지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무엇보다 K-바이오로 시작 된 '한국문화 바람'이 'K-뷰티', 'K-푸드'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현상이 주목된다. 한국의 최첨단 의료기기에 매료된 현지인들이 한국 화장품과 한국 음식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MG 병원 관계자는 "김해진흥원과 의료산업을 넘어 한국산 화장품, 음식 등으로도 판로를 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 오는 19일 진흥원은 지역은 물론 수도권 기업들과 함께 몽골로 건너가 현지 기업들과 나흘간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들 한국 업체 가운데는 화장품 회사, '디아이블'도 포함됐다. 디아이블 박창만 대표이사는 "몽골시장에 안착 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업이 확장되면 향후 물류유통에 강점이 있는 김해에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진흥원의 몽골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MG병원은 미디어와 금융, 건설, 식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보디(BODI)그룹'이 주요 주주다. 진흥원 관계자는 "의생명 분야에서 시작된 협력을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은 중소기업비지니스센터가 있어 실현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와 헬스가 한국문화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서강대 유현재 교수는 "바이오헬스는 그 자체로 기술력과 업그레이드 이미지 등을 상대국이나 여타 문화권에 전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가 되고 있다"며 "'K-' 의 강력한 일부가 돼 또 다른 영역으로 전파를 돕는 플래그십(Flagship:기함)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조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