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모 중학교 교사, 3월 학생 다툼 중재…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송치
경찰 “정서적 학대엔 피해자의 감정이 가장 중요”
최근 전북 군산에서 학생 간 다툼을 중재했던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교원단체의 반발이 이는 가운데 경찰은 “모든 의견과 진술을 종합해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김인병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2일 전북청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중학교 교사 아동학대 혐의 송치 사건은 군산경찰서에서 피해자 진술, 관련인 조사, 시청·교육감 의견 등을 종합해 신뢰할 수 있는 수사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사 결과 (교사의) 정서적 학대가 인정되지만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서적 학대라는 것은 피해자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고, 피해 학생이 교사로부터 감정적인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 요소를 감안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정서적 학대의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포괄적으로 봤을 때 학생이 학대감을 느꼈는지 여부가 중요했고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교원단체 등의 비판과 관련해선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의견도 청취했다”면서 “그런 의견들과 여러 진술 등을 종합해 나온 결론이기에 더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학생 간 다툼은 지난 3월 군산의 모 중학교 교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담임 교사들은 다툰 학생들에게 “서로 잘못이 있으니 사과하고 끝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욕설을 들은 학생이 사과를 거부했고, 이후 이 학생의 부모가 담임 교사와 가해 학생 담임교사 등 2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2차례 소환조사한 후 이 중 1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군산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학생에게 “너도 가해자가 될 수 있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교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서 교육감도 아동학대가 아니란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지만 검찰 송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에 전북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학생 간 다툼 발생시 화해를 권하는 건 통상적인 교사의 생활지도”라면서 “교육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친구 간 다툼에 사과하기를 가르친 교사에게 아동학대로 기소 의견을 낸다면 학교는 학생에게 필요한 사회성을 가르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