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노조,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 신임 부사장 출근 저지
취임식 불발…노조 “신천지 추종·정치편향 자격 없다”
유시춘 이사장 檢 압수수색 등 연일 뒤숭숭
김성동 교육방송(EBS) 신임 부사장의 첫 출근과 취임식이 노조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김 부사장은 3일 오전 8시15분께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EBS 사옥에 도착해 내부로 들어가려 했지만 건물 주변을 둘러싼 노조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10분 가량 대치한 김 부사장은 철수했다가 9시30분께 재진입 하려 했지만 출근저지에 나선 노조원들의 거센 항의 속 끝내 발길을 돌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 조합원들은 김 부사장의 출근을 가로 막으며 '신천지 이만희 추종자 김성동은 자격 없다', '정치편향 자격미달 김성동은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당초 김 부사장은 김유열 EBS 사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오전 10시 본사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월간조선에 20년 넘게 몸 담으며 편집장을 지낸 김 부사장은 지난 3일 EBS 부사장에 임명됐다. 2022년 3월 취임한 김 사장은 2년 넘게 부사장을 임명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김 부사장을 낙점했다. 김 부사장의 공식 임기는 이날부터 2027년 5월2일까지 3년이다.
김 부사장은 월간조선에 재직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자유의 가치를 아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윤 대통령 취임식장 하늘에 무지개가 떠올랐다"고 썼다. 2016년에는 '내가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운동에 뛰어든 이유'라는 제목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홍보성 인터뷰를 작성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BS 노조는 김 부사장 임명 사실이 알려진 후 "교육방송에 극우 편향 인사가 오는 것에 반대한다"며 "김성동과 같은 인사를 점령군으로 내려보내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BS는 최근 검찰의 유시춘 이사장실 압수수색 등 연일 뒤숭숭한 분위기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유 이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사장의 법인 카드 사적 용도 사용 행위 등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EBS 측에 관련 자료의 임의 제출을 요청했으나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EBS 측에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범위에서 EBS의 협조하에 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과 EBS·KBS·MBC 야권 성향 이사 14명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해 긴급 공동성명서를 내고 "폭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이 확보하려 한 유 이사장의 일정표와 자체감사 자료, 법인카드 영수증 등은 압수수색 없이도 입수 가능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공작 시도"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코로나19 기간 EBS 온라인 클래스가 잘 작동되는지 확인하고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두루 만났다"며 "그걸 '교육비'라고 썼는데 (권익위와 검찰은) 5명이 15만2000원을 썼으니 (법인카드 한도) 2000원을 초과했다고 문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익위가 당사자 소명 없이 청탁금지법 위반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