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기념관 앞 긴급 기자회견
“尹대통령, ‘테러 협박 수석’ 즉시 해임해야”
언론인 단체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최근 일명 ‘기자 회칼 테러 사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긴급 기자회견에서 황 수석의 해당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대한 거대한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엔 ‘대통령은 테러 협박 수석을 즉시 해임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4줄 사과 필요없다’, ‘황상무를 해임하라’는 내용의 피켓이 등장했다.
이들은 논란의 발언 이후 나온 황 수석의 사과문과 관련해 “그의 발언은 MBC를 포함한 한국 언론 전체를 대상으로 한 협박 범죄이며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4조 위반이고 고(故) 오홍근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라면서 “이토록 위중한 혐의가 어떻게 말실수이며 사과문 몇 줄로 마무리될 수 있는가”라고 지탄했다.
이어 “황 수석의 발언은 언론자유를 보장한 헌법 파괴는 물론이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할 공직자의 기본을 저버린 것으로, 헌법 수호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통령의 책무와도 충돌한다”면서 “황 수석을 즉시 해임하라. 해임만이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문제는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이념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로 갈 것이냐 독재국가로 갈 것이냐 하는 보편적 민주주의 문제와 맞닿아있다”면서 “대통령실은 답하라. 대한민국이 독재 국가가 아니라면 테러 협박 수석을 지금 해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MBC는 잘들어”라면서 “내가 (군) 정보사를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발언헀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당시 경제신문 사회부장이던 오 기자가 1988년 8월 상부의 지시를 받은 군 정보사령부 현역 군인들에게 회칼로 허벅지 등을 찔려 피습당한 사건을 지칭한다.
논란이 가중되자 황 수석은 이틀 뒤인 16일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는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