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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중도층의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민주·국힘과 어깨 나란히 해
빅데이터 감성 비율은 긍정 35% 대 부정 56%

4월 총선을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빅텐트 신당이 탄생했다. 2월9일 설날 명절 연휴 첫날에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전 총리의 개혁미래당(가칭) 그리고 이 전 총리와 합치지 않았던 ‘원칙과상식’의 조응천·이원욱 의원이 통합을 선언했고, ‘새로운선택’의 금태섭·류호정 전 의원까지 빅텐트 아래 뭉쳤다. 당명을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었으나 이 전 총리가 통 크게 양보하면서 통합이 전격 성사된 것이다. 네 갈래로 합종연횡을 모색하던 ‘제3지대’가 전격 합당하기로 하면서 거대 양당을 위협할 큰 변수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합의문에 따르면 당명은 개혁신당이며, 당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다. 지도부 명칭은 최고위원회로 하고 최고위원은 4개 세력이 각각 1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총선을 앞두고 빅텐트 신당의 등장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이준석과 이낙연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 정책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들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빅텐트 통합이 힘들 거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지만 결국 해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 대표 등이 2월9일 서울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호 3번, 2020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못 얻어

우선 궁금해지는 대목은 빅텐트 신당의 총선 영향력과 파괴력이다. 빅텐트로 통합하지 못했다면 여론조사 결과로 발표되는 이른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거의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소선거구제(국회의원 지역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한 명만 당선되는 제도)에서 한 자릿 수 정당 지지율을 무기로 출마해 봐야 결과는 안 봐도 빤하다. 그렇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그리고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는 현역 의원들을 신당이 흡수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빅텐트 신당이 만들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빅텐트 신당이 되면 두 자릿수 정당 지지율을 기대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비례대표 의석뿐만 아니라 지역구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가능해진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2월6~7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제3지대에서 이른바 빅텐트를 이룰 경우 비례대표 투표 시 어느 정당에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로 ‘국민의힘 위성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이 29%, ‘민주당 비례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30%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양당 대결 구도가 뚜렷하다. 이준석과 이낙연 통합정당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10%로 간신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했다.

그런데 개별 유권자층으로 나누어보면 빅텐트 통합정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20대(만 18세 이상)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은 14%, ‘민주당 비례정당’은 21%로 나왔는데 빅텐트 통합정당은 13%로 다른 두 거대 정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도층에서도 국민의힘 20%, 민주당 26%인데 빅텐트 신당은 19%로 거대 정당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이다(그림①).

앞서 분석한 대로 선거 후보자들은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이 보전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고민에 대한 해소까지 가능해진다. 현역 의원이 빅텐트 정당에 합류해 선거비용이 보전되는 환경에다 자신의 지역 내 인지도와 경쟁력까지 잘 조합하면 지역구 당선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적어도 영남과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과 충청권에서 말이다. 게다가 빅텐트 통합신당은 따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존 두 거대 정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 비례대표 의석까지 사정권 내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다면 빅텐트 통합신당이 기존 양대 정당 구도를 무너뜨리고 여의도 정치의 새로운 강자로 탄생하게 될까. 기본적으로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끝판 연장 승부전이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1차 승부를 마무리 지었지만 진영 간 대결 구도는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공룡 야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연결된 검찰 독주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4년여 전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대결 구도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4년 전 비례대표 투표 역시 수많은 정당이 난립했지만 결국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신당이나 제3지대 정당의 존재감은 지리멸렬한 결말로 무너지고 말았다. 2020년 총선 비례투표에 37개 정당이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의석을 가져간 정당은 5개밖에 되지 않았다. 기호 1번과 2번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비례투표용지 제일 상단에 이름을 올린 정당은 기호 3번 민생당이었지만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기호 4번 미래한국당이 19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기호 5번 더불어시민당이 두 번째로 많은 17석을 가져갔다. 기호 앞 순번과 무관하게 비례의원 당선은 기호 6번인 정의당이 5석, 기호 10번과 12번인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3석을 가져간 결과로 마감되었다(그림②).

위성정당에 대한 반응, 최악 아닌 ‘죄악’ 수준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 다시 유권자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위성정당과 빅텐트 신당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2월1~12일 동안 위성정당과 빅텐트에 대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도출해 보았다.

위성정당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꼼수’ ‘비판’ ‘논란’ ‘불가피하다’ ‘희망’ ‘승리 이끌다’ ‘우려’ ‘반대하다’ ‘반발’ ‘거부하다’ ‘최악’ ‘동의한다’ ‘만장일치’ ‘갈등’ 등으로 나왔고, 빅텐트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갈등’ ‘뭉치다’ ‘추천하다’ ‘주목되다’ ‘희망’ ‘난항’ ‘비판’ ‘새로운정치’ ‘동의하다’ ‘거부하다’ ‘가능하다’ ‘반발’ ‘도움’ ‘관심 쏠리다’ ‘성공하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준위성정당’을 표방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 ‘위성정당’에 대한 반응은 최악이 아닌 거의 죄악 수준이다. 국민과 민생을 위한 심사숙고의 산물이라기보다 ‘정치 이기주의’ 꼼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에서 위성정당은 긍정 25%, 부정은 74%로 나타났고, 빅텐트에 대한 긍정 비율은 35%, 부정은 56%로 나왔다(그림③). 언론의 관심은 높지만 유권자 만족은 아직 아닌 모양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br>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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