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구 숙명여대 경영대학원장 “휴머니즘 중심 시장 대비해야”
“인구 증가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기후 변화 등 통제 불가능한 요소를 잡아야 한다.”
25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1’의 마지막 세션을 맡은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대학원장은 각종 외부적인 요소로 인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 원장은 ‘마케팅의 진화, 생존 DNA와 혁신 DNA’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각종 요인에 따른 변화까지 읽을 수 있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본주의의 흐름을 ‘따뜻한 자본주의’로 규정했다. 고객과 매출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휴머니즘 시장’이 강조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시대를 지나 새로운 시장이 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대수명 연장으로 인해 할아버지부터 손자를 넘어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까지 공존하는 “초유의 시대”가 왔다고 분석하며 “오프라인 마케팅이 여전히 유효한 세대부터 온라인 마케팅만 아는 세대까지 여러 세대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업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성장’이 아닌 ‘지속가능성’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주력 경제모델이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며 아마존의 성공 사례와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현재 70조 정도의 시가총액이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 증시에서도 3위 정도의 순위”라며 “미국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과거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고, 이것이 곧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서 원장은 이어 중국 경제력의 상승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경쟁하면서 ‘아마존이냐 알리바바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중국의 시장경쟁력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력 상승과 더불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기존 세계 30위권에서 10위 정도로 상승했다며 “한국의 시장 기회는 더욱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한국 경제력의 비약적인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온라인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지하철과 ‘배달의 민족’을 경험한 후에 서울을 ‘미래도시’라고 부른다”며 “한국은 민간 소비시장의 30% 정도를 이커머스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오프라인의 종말’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마지막 변수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80세 수명’의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100세 시대’가 됐다”며 “지금 세대인 ‘밀레니얼 Z세대’는 10년 동안 직장을 5번 가량 바꾸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장수 리스크나 자녀 리스크 등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생활 패턴의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의 통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