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난 아버지에 칼 겨누기 위해 더럽혀져야 할 말(馬)…수치심 밀려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특혜채용 의혹 관련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과 본인 모두 '말(馬)'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혜씨는 12일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기정사실화 돼버리니까, 무엇보다 이젠 더 못 견딜 것 같아서 나를 위해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다혜씨는 검찰을 '그들'이라 칭하고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지르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라며 "그들은 대통령은 물론 당대표까지 '그들' 출신으로 구성된 초유의 정국에서 뭐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고단한 말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동시에 그들도 말이고 나도 말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혜씨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그들'이 다녀간 지 열흘도 더 지난듯하다"며 "범죄자도 아닌데 집을 압수수색 당한다는 것이 진정되기엔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명할 길이 없는 꺼림칙함, 수치심이 물밀듯 밀려왔고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다혜씨는 "집요하게 지난 10여 년간 모든 사생활이 국민의 알 권리로 둔갑해 까발려졌다"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인격이 말살당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무감해지는 사람은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최근 다혜씨는 SNS를 통해 여러 차례 검찰 수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내왔다.  

전주지검은 다혜씨의 전 남편인 서아무개씨가 2018년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한 것과 이상직 전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취임 과정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인 이 전 의원이 이사장 취임 이후 서씨를 특혜 채용한 것으로 의심한다. 특히 서씨가 2018년 7월 취업 이후 2020년 초까지 받은 급여와 태국 주거비 등 약 2억여원 상당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판단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다혜씨 내외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사실상 '경제공동체'였는데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후 이를 중단했다면 이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볼 수 있다는 게 검찰 논리다.  

다혜씨는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에 나오는 대사를 깨진 유리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그 개구리가 되어보면요.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돼요"라는 대사를 인용했다. 

검찰은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에는 자신의 금전거래 내역을 확인하며 '경제공동체' 입증에 주력하는 검찰을 향해 "이쯤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닌 운명공동체인 가족인데.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글과 함께 부친인 문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