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협의체 구성에 여·야·의·정 모두 조건 없어야…신속 출범 필요”
“전제조건 걸만큼 상황 녹록치 않아”…‘여·야·정 먼저 구성’ 물음에 “그것도 조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 관련 논의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모두가 조건 없이 신속하게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영종도에서 매경미디어그룹 세계지식포럼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의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모이는 곳이다. 어떤 전제조건을 걸어 그 출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는 현재 2025년·2026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고 2027년부터 증원을 재논의하는 것을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게 하려면 우선 정부가 의료 대란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 의료계를 달래 테이블에 앉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누구를 미리 인사 조치해야 한다’ ‘어떤 부분에 관해선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된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전제 조건을 걸 만큼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발언은 누구도 조건을 걸지 말고 우선적으로 협의체를 출범시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정부 또한 ‘2025년 증원은 논의에서 배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여·야·의·정 모두 보다 유연한 태도를 촉구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의료계 없이 ‘여·야·정 협의체’를 먼저 꾸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그것 역시 조건을 거는 것”이라며 “자꾸 ‘이프(if·조건)’를 붙이면 출범 자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료계 접촉 상황과 관련해선 “제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통해 누구와 말하는지 중계방송하듯이 말하는 것은 협의체의 원활한 출범에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박 비대위원장을 만날 계획에 대해선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건 분명하지만, 해결할 방법도 대화밖에 없는 것 아닌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