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 리듬체조 선수 사이에 9세·5세 아들 있어…태어날 때 ‘만세’ 환호”

러 조사단체 보고서 “대통령 거대 저택서 외부 교류없이 지내” ‘위장 문서’로 신분 감춰…“또래 아이들과의 교류 없이 가정교사 등과 생활”

2024-09-05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 ⓒ AF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숨겨진 두 아들이 삼엄한 경호가 이뤄지는 대통령 관저에서 외부와 교류 없이 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더타임스는 4일(현지 시각)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운영하는 조사단체 ‘도시어 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와의 사이에서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 아들의 이름은 이반(9), 블라디미르 주니어(5)이다.

센터에 따르면, 두 아들은 모스크바 북서쪽 발다이 호수 근처에 있는 아버지의 거대한 저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푸틴 대통령이 큰 아들이 태어났을 때 너무 기뻐서 “만세! 마침내 남자아이”라고 외쳤다는 일화도 전했다.

푸틴 형제의 일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이 보고서는 푸틴 가족이 고용한 직원 한 명의 도움으로 작성됐다. 두 아들의 이름은 러시아 공식 출생 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고, 이들이 ‘위장 문서’로 신분을 감추고 있다고 센터는 전했다.

형제는 또래 아이들과의 교류 없이 가정교사, 유모, 경비대 장교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처럼 전용 머그잔으로만 음료를 마시며 정오 무렵에 식사한 후 낮잠을 자고 수업과 스포츠 활동을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장난감 중에는 엄청난 규모의 레고 세트가 있고, 디즈니의 열렬한 팬인 이반이 디즈니 영화의 캐릭터를 흉내 내 아버지를 짜증나게 한다는 내용도 있다.

형제는 2~3월에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발된 크라스나야 폴랴나 지역으로 이동해 스키를 배우고, 7~8월에는 핀란드만, 흑해 연안, 러시아 북부 호수에서 호화요트를 타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보고서는 “그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 없이 또는 어른들과 놀아야 한다”며 “밤에만 부모님을 보곤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가 올해 입주 영어 교사를 구하는 광고를 냈다는 내용도 있었다. 도시어 센터는 푸틴 대통령이 과거에는 영국과 뉴질랜드 출신 직원을 고용했지만, 현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 출신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 아들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이번주 시베리아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가족 중 어린 아이들은 중국어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처인 류드밀라와의 사이에서 두 딸인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친딸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루이자라는 딸을 뒀다는 소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