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보교육 10년’, 이번엔 바뀔까…교육감 보선에 쏟아지는 출사표
‘조희연 교육감 유죄 확정’ 따라 후보 10여 명 혼전 예측…변수는 단일화 여부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놓고 재야의 강호들이 격돌한다.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유죄 판결이 8월29일 대법원에서 확정된 게 신호탄이다. 조 교육감은 앞서 1·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던 터라 서울 교육계 수장을 둘러싼 하마평은 이미 무성한 상태였다.
차기 교육감을 뽑는 보궐선거는 10월16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과열 양상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수장이 공직인 상태라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게 주요 요인이다. 또 교육감 후보는 후보 등록일로부터 1년 전까지 당적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정치권 밖에서 새로운 얼굴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정당 공천도 불가능해 진입장벽이 낮다.
당적 보유와 공천을 막아둔 것은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래 왔듯 후보들이 진보·보수 성향으로 나뉘어 정당의 논리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왔다.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을 뽑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된 점도 여기에 한몫했다. 이번에는 보궐선거라 단독으로 진행되지만, 이미 자천타천 언급되는 예비후보들에 대해 정치적 성향을 빼놓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조 교육감이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인 10년 동안 진보 정책을 고집해온 만큼 보수진영이 절치부심하는 분위기다.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현시점에 거물급으로 꼽히는 보수 인사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그는 2022년 서울교육감 선거 때 예비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 부총리는 8월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유력 인사 이주호·유은혜…곽노현도 재도전
또 보수진영 후보로는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 박선영 전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조전혁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들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박선영·조전혁 전 의원은 지난 선거 때 각각 23.4%, 23.1%의 득표율을 얻어 가능성을 입증했다. 두 사람의 득표율을 합하면 조 교육감(38.1%)을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결국 보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조 교육감 3선의 희생양이 됐다.
후보 난립은 진보진영에서도 다를 바 없다. 그중에서도 유력 인사로는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꼽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그가 여전히 정당에 몸담고 있을 경우, 당적 보유 금지 규정에 따라 출마가 불가능하다. 사업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남편이 지난 6월 유명을 달리한 사실도 변수로 거론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잃었던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도 재도전에 나선다. 그는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을 확정받았지만 2020년 특별 사면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또 2022년 선거에 출마해 조 교육감을 견제했던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과 최보선 전 서울시의원이 이번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그 외에 김용서 교사노조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안승문 전 울산교육연수원장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