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 ‘스프링클러’…공동주택 정상 작동, 5년 연속 10%대

아파트 등 공동주택 4만 곳 중 설치는 고작 35%…작동률은 10%대 2018년부터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노후 건물 소급 적용 안 돼

2024-08-24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지난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한 소방 관계자가 합동 감식을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공동주택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의 작동률이 10%대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의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총 2만3401건 중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사례는 3656건(15.6%)에 불과했다. 이 기간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325명, 2477명에 달했다.

2017년 소방시설법 개정 이후 2018년부턴 6층 이상의 모든 신축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스프링클러 설치 이후에 소방 당국이나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제대로 된 점검을 벌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률은 지난 2019년 13.2%, 2020년 14.7%, 2021년 14.8%, 2022년 16.8%, 2023년 18.6%로 지속해서 10%대의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도 큰 문제로 꼽힌다. 올 1월을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1만5388곳(35%)에 불과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부천 호텔도 2004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어 객실에는 스프링클러 관련 시설이 없었다.

양 의원은 "최근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스프링클러의 설치나 작동 미흡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노후 건축물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과 스프링클러에 대한 관리강화 등 대안을 충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