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제안하는 《대한민국의 구조조정과 혁신》
“선진 강국 되려면 통치 시스템 바꿔야”
“우리가 지구상의 200여 개 수많은 국가 가운데 10위권이란 위상만으로 만족하고 안주하면 그 길로 10위권 밖으로 탈락할 가능성도 언제든지 잠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후진적 정치문화,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세대 갈등과 국론 분열, 북핵과 안보 위기, 베트남·인도 등 후발 개도국들의 약진에 따른 성장동력의 약화 등 극복해야 할 수많은 도전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나이 여든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구조조정과 혁신》을 펴냈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지자체의 지난 공과를 돌아보며 미래상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허 전 실장이 오랜 공직 생활과 정치인 시절을 두루 지내면서 대한민국이 세계 5위권의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달성했으면 하는 과제들을 나름 정리한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세계 5위권 선진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모든 여건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위정자와 국민의 절치부심의 노력이다. 이는 바로 뼈를 깎는 부단한 변화와 혁신이다. 역사는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나라나 국민은 나락의 길로 간다는 것을 철칙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
허 전 실장은 선진 강국의 기본적 요소로 강건한 경제력의 구축,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와 관습의 철폐, 그리고 국가 발전에서 소외되지 않고 고루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산업과 기업, 그리고 품격 있는 국민이라고 정리한다. 이에 더해 이 모든 것을 기관차가 되어 끌고 갈 국가 시스템의 대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 전 실장이 제시하는 대개혁의 첫 과제는 건국 이래 80년 세월 동안 유지해온 국가 통치 시스템, 즉 정부 구조, 국회와 정당 구조, 그리고 지방 행정 체제의 일대 개혁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중심, 직선제’라는 국가 통치 프레임을 세계의 선진 강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대화와 타협 그리고 평화와 공존의 시스템인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허 전 실장은 또 모든 산업이 고루 경쟁력을 갖고 동반 성장하게 해 국가의 그늘진 곳을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는 우리의 산업 중 가장 낙후된, 그러나 생명 산업으로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농업을 진흥하고 낙후된 농촌과 농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세계 5위권의 선진 강국을 이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농촌 뉴타운 사업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경쟁 일변도의 사회구조는 국민 간의 양극화와 함께 신분의 고착화는 물론 국민 심성의 황폐화 등을 초래해 품격 높은 선진 강국의 기틀을 저해하고 있다. 지속적인 선진 강국이 되기 위해서 어느 국민도 어느 분야도 소외되어서는 안 되고, ‘건강한 체력은 건강한 국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듯이 우리의 청소년들이 어릴 적부터 강건한 체력을 단련하고 호연지기와 협동과 희생정신을 고양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