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사재 털어 우리 도와야”…폐국 위기 몰린 TBS의 절규
9월 전원 해고 가능성 有…“김어준에게 상표권과 편파성에 대한 책임 추궁할 것”
이성구 TBS 대표대행이 “김어준이 만든 불행한 유산에 고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중단된 이후 재정난에 빠진 상황의 책임을 방송인 김어준씨에게 돌린 것이다.
이 대표대행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TBS를 떠난 김씨를 비판했다. 그는 김씨에 대해 “TBS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등 기여한 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의 부채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TBS에서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다 2022년 12월 TBS를 떠났다. 이후 유튜브에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란 이름으로 방송을 이어갔다. 이 대표대행은 “김씨는 ‘뉴스공장’이란 유사한 브랜드를 외부에서 진행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상표권 문제가 가장 크고, 편파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책임을 추궁할 것이 있다면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치적인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분들이 지금 회사를 나갔고, 심지어 더 많은 수익을 벌고 있는데 남은 직원들은 그 멍에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면서 “저는 그들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TBS는 지난해 9월 서울서부지법에 김씨와 이강택 TBS 전 대표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또 서울중앙지법에는 상표권 침해에 따른 1억원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TBS는 김씨의 이탈 이후 지난 6월 지원 관련 조례 폐지에 따라 서울시 예산 지원마저 끊겼다. 오는 9월에는 지급할 인건비조차 없어 전 직원 해고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희망퇴직과 자발적 퇴직 등을 받아 직원을 기존 360명에서 250명으로 감축한 상황이다.
이 대표대행은 지난 7일 서울시의회에 긴급 공문을 보내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으니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인 20억원의 재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서울시와 함께 TBS 재단의 지배구조를 전환해 민간 투자자를 구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투자 의향을 내비친 곳은 없다고 한다.
노조 측은 이 대표대행과 서울시의 행태를 모두 비판했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는 기자설명회가 열린 이날 건물 앞에서 ‘오세훈의 차선책이 TBS 전원해고?’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TBS 양대노조는 “이 대표대행은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운영돼 왔던 TBS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민간 자본 협찬 등 비현실적인 자립방안들과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 제작 요구 등 본인의 주장만 고집하는 불통으로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서울시, 시의회와의 관계 개선과 정무적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 직원 해고 통보가 있을 경우 즉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