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안중에 없고 김건희 여사만 지키는 尹…제2부속실 누가 믿겠나”
[최고위원 후보 릴레이 인터뷰]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보수‧영남 포용하는 외연 확장 적임자” “후보 중 유일한 경제전문가…먹사니즘‧신성장 동력 구현” “한동훈표 채해병 특검은 ‘제3자’ 추천 아냐…진정성 있다면 거부권 말려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픽’(pick·선택)을 확실히 받은 후보는 바로 저죠.”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 중인 이언주 의원은 4·10 총선에서 이재명 후보(당시 당대표)의 권유로 민주당에 복당한 스토리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시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이 의원을 영입했고, 이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 당선되면서 3선 중진이 됐다. 그는 최고위원 출마 선언 전에도 이 후보와 지도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교감했다고 한다. 후보군 중 유일한 ‘경제 전문가’인 이 의원은 이 후보와 함께 ‘먹사니즘’과 신성장 동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부터 이틀에 걸친 ‘호남 슈퍼위크’에서 최고위원 득표율은 엎치락뒤치락했다. 현재까지 김민석(17.58%), 정봉주(15.61%), 한준호(13.81%), 전현희(12.59%), 민형배(12.31%), 김병주(11.82%), 이언주(11.17%), 강선우(5.12%) 순으로 당선인 윤곽은 안갯속이다. 호남 득표율에 다소 실망한 이 의원은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사저널은 8월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나 최고위원 공약과 22대 국회에서의 계획을 들었다. 이 의원은 “산전수전 다 겪고 돌아온 민주당에서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본 소감은.
“제일 큰 요구는 윤석열 정권과 강력하게 싸워달라는 것이다. 또 제가 경제 전문가이다보니 만나는 당원들마다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각 지역마다 그 지역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유일하게 얘기한 후보가 저인데, 당원들이 투표를 먼저 하고 후보 연설을 듣게 되는 시스템이어서 표결에 반영이 안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드디어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 투표를 앞두고 있다. 기대가 있나.
“지역색이 약하다는 것에는 기대가 있다. 경기도는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수요가 큰 곳이다. 30~40대 젊은 연령층이 많은데 이들은 특히 미래전략 산업이나 주식시장 등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8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가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을 위한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전당대회 과정에 이른바 ‘명심’이 드러나면서 투표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했다.
“이재명 후보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넘겨짚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보다는 객관적으로 어떤 것이 당과 대표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후보가 특정 후보를 ‘픽(pick)’했다는 해석이 많았는데.
“저야말로 확실히 이 후보가 영입한 인재다. 이 후보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까지 저에게 직접 영입 제안을 했다. 그 뜻을 당원들이 잘 알 것이라 본다. 이 대표도 ‘이언주 의원이 제일 확실한데 뭘 더 얘기해’라고 한다. 다만 제 성격이 오글거리는 표현을 잘 못할 뿐더러 이런 걸 떠벌리는 게 이 후보를 위하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은 저녁에 1~2시간씩 통화하며 현안을 논의하는, 신뢰가 매우 두터운 관계다.”
“한동훈 채해병 특검 찬성?…어떤 안이든 내야 협상 가능”
원외 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높은 표심은 어떻게 해석하나.
“차기 지도부 내 다양성을 위한 목소리라고 본다. 정 전 의원이 전투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는 점에서 당원들이 윤석열 정권에 강하게 싸워 이길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느꼈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지도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건가.
“이 후보가 저를 민주당에 영입한 것은 민주보수, 영남을 포용하고 통합해 외연 확장과 지지기반을 두텁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적임자로 봤기 때문이다. 보수정당까지 경험한 넓은 스펙트럼으로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힘쓰겠다. 또 경제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먹사니즘과 신성장 동력을 구현하고 쓰러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것이다.”
이 의원의 고향은 부산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부산 남구을에 출마하기도 했다. 수도권 현역 국회의원이지만, 영남 민심과도 가까운 인물인 셈이다.
국회가 세 번째 채해병 특검법 발의로 시끄러운데. 도돌이표 정국에 실망하는 국민이 많다.
“법안을 내는 것은 과정이다.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내고 국민의힘이나 한동훈 대표는 그들의 주장을 내면 된다. 어떤 안이든 일단 내야 그 다음 수정안이 있지, 우리가 짐작해서 수정안을 제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한 대표가 주장하는 안을 국민 앞에 내놓고 협상을 요청하는 것이 당당한 방식이다. 한 대표가 진정성이 있다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때 제동을 걸고 ‘민주당을 설득해보겠다’는 등 중재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한 적이 없다. 국회에서 조정 역할을 시도한 적도 없다. 무엇보다 한 대표가 언급한 대법원장 특검은 제3자 특검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가 되어 제3자가 될 수 없다.”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전위부대 아냐”
어떻게 해야 협치가 가능해질까.
“국정이 마비된 가장 큰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은 온 데 간 데 없고, 부인 김건희 여사 지키기에만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뭐든 야당 탓, 언론 탓, 국민 탓으로 돌리는 ‘남탓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부당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용산 편들기, 김건희 여사 방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전위부대가 아니다.”
제2부속실이 설치되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줄어들까.
“어느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겠나. 여론에 못 이겨 시늉을 하지만 있으나 마나한 기구다. 최근 황제조사 논란을 낳은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출장 조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제2부속실이 있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었을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제2부속실을 설치하기보단 각종 의혹과 비리에 대한 양심 고백을 하고 검찰 수사를 제대로 받아야 한다.”
10‧20‧30 청년세대의 관심사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MZ세대의 언니, 누나이자 엄마이기에 갖게 된 소신이다. 청년세대라는 말 대신 젊은 세대라고 부른다. 청년세대를 배려의 대상으로 보면 그들이 우리를 경쟁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진다. 그들을 공정한 경쟁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서 그들 목소리를 반영해줘야 한다. 이들 중도층 표심 없인 지선, 대선에 이길 수 없다.”
22대 국회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윤석열 정권 탄핵과 민주당 4기 집권이다. 낡은 87년 체제를 종식하고 4년 중임 대통령제로 제7공화국 시대를 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