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도 배달되나” “치욕”…김건희 여사 ‘출장조사’ 역풍

야권 일제히 비판…“영부인이 검찰 소환한 것, 이게 나라냐” “檢, 수사 칼날 부러뜨려” “권력에 한없이 비굴, 초라한 몰골” 與 주진우 “황제조사 아냐…김정숙 여사는 서면조사도 안해”

2024-07-24     이혜영 기자
김건희 여사가 7월1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열린 북한인권간담회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의 인권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유례 없는 '출장조사'를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제3의 장소에서 검찰총장을 패싱한 조사가 이뤄진 점과 검사들이 휴대폰·신분증까지 '제출 당한'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김건희 성역'이 또 한번 확인됐다고 맹폭했다.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야당 의원들은 지난 20일 검찰이 김 여사를 청와대 인근의 대통령경호처 부속 시설에서 조사한 질타하며 특검 불가피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영부인을 소환조사 한 게 아니라 영부인이 검찰을 소환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검사들에게) '핸드폰도 가져오지마'하고 조사 받은 것(수사 결과)을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런 부당 수사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사과하고 진상 파악을) 얘기하니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반발한다"며 "이게 대한민국 검찰인가, 이게 나라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김 여사와 이 총장이 오는 2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점을 짚으며 "법사위원들을 대통령실로 소환해 청문회를 열도록 해달라"며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겠다. 그렇게라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대한민국 검찰 치욕의 날"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을 수수한 김 여사를 검찰이 출장조사, 이른바 황제조사했다. 이제 수사도 택배 배달이 되는건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전 의원은 "이제 보니 김 여사는 마리앙트와네트가 아니라 루이 14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검찰은 공정과 정의는 엿 바꿔먹었나. 오직 살아 있는 권력 윤석열·김건희 부부만 비호하는데 모든을 역량 집중하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스스로 부러뜨렸다"며 "정의와 공정을 상실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무너진 검찰, 이제는 특검만이 답이다. 반드시 (특검법이) 통과돼 김 여사에 대한 각종 비위, 불법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방문 조사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인근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 ⓒ 연합뉴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김 여사를 제3의 장소로 불러 예외도 있고, 특혜도 있고, 성역도 있게 수사했다"며 "검사가 핸드폰을 반납한 채로 수사하는 사례가 있나. 이래서 특검법이 필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김건희 여사는 또 잘못한 것"이라며 "국민의 분노가 불타오른다. 특혜 받고, 예외 받고, 성역 있고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라고 탄식했다.  검찰 출신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은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던 이 총장을 패싱하고 김건희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은 기어이 경호처 부속 청사로 출장조사까지 나가면서 검사들은 휴대전화를 압수 당하다시피 제출하고 조사했다고 한다. 김건희 성역을 재확인하는 검찰의 출장서비스였다"며 "권력에 한없이 비굴한, 초라한 검찰의 몰골"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검찰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 정부 영부인' 사례를 들며 엄호에 나섰다.  주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사건의 경우 특활비로 옷값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현재도 검찰이 수사 중"이라며 "지난 정권에서 (김정숙 여사를) 서면조사는 커녕 대면조사도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헌정사 처음으로 영부인이 대면(조사)에 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대면조사는 검사의 신문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강도 높은 조사 방법"이라며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영부인이 대면조사에 응한 것 자체로 황제조사라는 야권의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중앙지검은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한두군데 밖에 되지 않고, 경호원을 대동하기 때문에 보안유지가 어렵게 된다"며 "중간에라도 보안이 새면 경호를 어떻게 할 수 있겠나. 그런 점 때문에 제3의 장소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3의 장소도 편의시설이 많다든가 그런 곳이 아니고 경호상 보안 유지가 되는 시설"이라며 "실제 시설은 중앙지검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다. 야당에서 장소만 갖고 황제조사라고 하는건 맞지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