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부모들 “자녀 ‘천룡인’ 만들고 싶지 않아…의대증원 멈춰달라”
“의대 증원이 사교육 조장…의대생 학습권 보장해야”
의과대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정부를 향해 의대정원 증원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의대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의대생부모연합)은 17일 오후 4시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기자회견에서 “10년전부터 지켜온 대입사전예고제를 무시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2025년 급격한 의대증원 교육 정책을 멈춰달라”면서 “1만8000명 의대생의 학습권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사회주의 좌파 학자와 관료에 놀아난 포퓰리즘 정책 중단하라’, ‘의료체계 붕괴 정책 전면 중단하라’, ‘의대생들은 편법 학점 없는 학교에 가고 싶어요’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의대생부모연합은 “지금도 부족한 기초의학 교수의 급격한 채용과 당장 내년 3월에 3~4배 늘어난 25학번 신입생들의 교육공간이라도 마련되는 것인지, 그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겨냥해 “F학점을 진급시켜 3학기제로 I(미완)학점까지 만들어가며 오로지 24학번을 진급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의대생) 진급을 위한 특례조치가 대학교육 전체를 망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대생 학부모들은 “일부 언론기사처럼 의대생 자녀를 특혜받는 금쪽이로 키우고 싶지 않고, 드러누워도 면허 받는 천룡인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다”면서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룡인’이란 일본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최상위 계급으로서, 어떤 범죄에 대해서도 처벌받지 않는 특권을 갖고 있다.
아울러 “바라지도 않는 교육부의 특례 조치와 ‘2학기 등록을 안하면 제적시키겠다’는 대학 총장의 발언은 4만 의대생 학부모들의 분노를 일으킬 뿐”이라면서 “(자녀가) 부실 교육으로 실력 없는 의사가 되는 것을 학부모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료받을 환자로서 절대로 그냥 바라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