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 무슨 쪽지 보냈길래…최연소 교총 회장 전력 논란

박정현(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에 대한 부적절 처신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학생을 응원하려다 빚어진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유로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 조치됐다. 

이 같은 박 신임 회장의 이력은 이달 진행된 교총 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다. 박 신임 회장은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를 한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 측은 "성비위가 아닌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받은 것을 (선거분과위원회가) 확인했고 의혹을 제기한 글도 (박 회장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니 다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 측에 '추측성 주장을 자제해달라'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교총 측이 진화에 나섰지만, 당시 해당 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과 동료 교사 사이에서 박 신임 회장의 행동을 단순 편애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재점화 됐다. 

졸업생들은 당시 박 신임 회장이 특정 학생에 '사랑한다'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 등의 내용이 적힌 쪽지를 건넸고 일부 학생이 직접 이를 확인까지 했다는 입장이다. 쪽지 내용은 소수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대부분 학생은 학기 중 담임교사가 교체된 이유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함께 근무했던 교사가 제보한 쪽지에는 특정 학생을 '자기'라고 칭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동료 교사는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밖에 받지 않았다는 점과 일말의 가책 없이 다시 우리 눈앞에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냈다는 점에 화가 난다"며 "그런 사람이 교사단체의 수장이 돼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박 신임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13년 제 실수와 과오로 당시 제자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문제가 된 쪽지와 관련해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는데 그것이 과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3년 견책 징계를 받은 데 대해 "아직도 저의 부족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실수와 과오를 바로잡고 지금까지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신임 회장은 지난 20일 제39대 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