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휴진 주도’ 의협에 “임원 변경·법인 해산까지 가능…엄정 대처”
업무개시명령 발동…전국 3만6000여 개 의료기관 대상 전공의 행정명령 ‘완전 취소’ 요구엔 “적법 행정…취소 못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의사 집단휴진이 현실화한 가운데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령에 따른 진료 유지를 촉구했다. 휴진을 주도하는 의협을 향해선 ‘법인 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엄포를 놨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전국 3만6000여 개 의료 기관에 진료 명령을 내린데 이어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업무개시명령까지 발령했다. 환자에 사전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한 병원에 대해선 의료법 제15조에 따른 ‘진료 거부’로 보고 전원 고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공무원 9500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담당해서 총 3만6000여 곳 의료기관을 확인하게 된다”면서 “휴진율이 30%를 넘어가면 채증을 통해 (병원) 업무 정지와 면허 자격 정지 등 법대로 엄정하게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집단휴진을 주도하는 의협을 향한 강도 높은 경고도 함께였다. 전 실장은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단체이고, 집단 진료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면서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 불법적 상황을 계속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면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임원을 변경할 수도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법인의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협이 의료계와의 대화 창구는 의협으로 일원화한다고 발표했고, 서울대 교수 비대위도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방방송이 많으면 집중이 안되고 시끄럽다. 의협에 단일 창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거기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전 실장은 앞서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에게 내려진 각종 행정명령을 완전히 취소할 것을 요청한데 대해선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적법한 행정행위는 취소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내린 여러 명령 자체가 적법했기 때문에 정부가 취소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실장은 “철회란 명령 위반이 있지만, 앞으로는 그 효력을 더 이상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복귀하면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많이 복귀할 수 있도록 그런 여러 가지 조치를 하고 있고, 계속 고민 중”이라고 선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앞선 4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사직서수리금지명령 등 각종 명령을 철회한 바 있다.
아울러 전 실장은 “무기한 휴진하기로 한 서울대병원은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일방적으로 예약이 취소됐다는 등의 신고가 4건 정도 들어왔다. (휴진 현황상) 현재 바로 조치해야 할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주요 5대 병원 등 종합병원은 진료 상황을 계속 살펴보고 있지만, 정확한 휴진 통계는 향후 분석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