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직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재명 일극화’는 비판을 위한 비판”

[인터뷰]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대전 대덕구 국회의원) “보수 정권만 들어서면 대형사고 발생…정치적 책임 묻고 정권 가져와야” “행동하는 민주당과 개혁국회 만들 것…당헌·당규는 시대 따라 바뀌어야”

2024-06-03     변문우·이원석 기자

22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첫 입성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대전 대덕구 의원)은 “‘군주민수(君舟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다. 강물은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 문구를 가슴 속에 새기고 민생을 살리겠다”라는 앞으로의 의정 각오를 밝혔다. 그는 대전 지역구 내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인 지난 5월31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각종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강대강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치적 책임을 묻고 다음 정권을 반드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움직임 등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일극(一極)체제만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엔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며 “오히려 소수가 권한을 행사해야 일극체제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5월3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22대 총선에서 당선됐을 당시 소감은.

“오히려 ‘민심은 무섭다’는 두려움이 더 강했다. 또 시의원이나 구청장직을 역임할 때와 달리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지역의 핵심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까라는 고민이 먼저 들었다.”

국회의원으로서 최우선 목표는.

“‘군주민수(君舟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과 같다. 강물은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 문구를 가슴 속에 새기고 민생을 살리는 것이다. 불과 2년 만에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국민 삶의 질도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국민들이 사과조차 제대로 못 먹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이 같은 민생 지표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국회 상임위원회로 행정안전위원회에 들어가게 됐다. 어떤 문제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나.

“첫 번째는 ‘민생’과 ‘안전’ 문제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도 결국 세월호 참사에서 기인한 것이다. 제대로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부분이 이태원·오송 참사 등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국가가 국민 목숨을 가볍게 여기면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런데 보수 정부만 들어서면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그래서 다음 정권은 반드시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 또 국민들의 안전 문제를 제대로 살피고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게 중요하다. 단순 법적 책임만 물으면 ‘꼬리 자르기’에 그친다.

다음은 ‘지역균형 발전’이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 지역분권 정책 추진이 모두 멈췄다. 저는 지방자치단체 등 기초 단위와도 협의하면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세수 구조’도 바꿔야 한다. 아무리 중앙정부 예산이 없어도 지방교부세 자체를 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기후 대응을 열심히 추진하면 중앙정부도 혁신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들을 마련할 것이다.”

총선 이후 시도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쇄신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통령은 입도 무거워야 하고 정책도 여러 경우의 수를 감안해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고민도 없이 돌연 툭툭 내뱉는 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보다도 더한 것 같다. 또 본인이 천명한 공정과 상식 기조에도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어떤 대통령도 본인과 가족이 걸린 문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도 없다. 결국 대의를 위한 국가 운영이 더욱 쉽지 않아진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해 21대 국회에선 무산됐는데.

“청년들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대통령이 자격이 있나. 특히 윤 대통령이 개인적 문제로 치부한 전세사기 피해 문제도 청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 특검법은 거부했다. 가장 큰 사기는 살려두고 다른 민생 사기는 회피하는 것을 국민들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여론조사 지지율로도 증명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자기 투표가 우선인 여권 의원들도 양심에 따라 이탈하는 경우가 분명 나올 것이다. 21대에선 부결됐으나 22대에서 재표결하면 통과할 것으로 본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5월3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어떤 기조를 앞세워야 한다고 보나.

“국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의 첫 목표다. 당의 슬로건도 ‘행동하는 민주당, 행동하는 국회의원’이다. 이를 통해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도 살려낼 것이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꺾여버린 공정과 상식의 세상을 회복해야 한다. ‘국회법을 제일 잘 안 지키는 것’으로 오명이 남은 국회를 바로 잡을 것이다. 또 한편에선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검찰독재 정권에 맞서 열심히 싸우고 국정기조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핵심 화두는 ‘당원권 강화’ 추진이다.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경선에도 ‘당심(당원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 중론인데.

“당연히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도 국회의원들만의 대표가 아닌 교섭단체 대표다. 당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순히 원내대표 경선을 원내 선거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저도 2021년 원외 비대위원 시절에 원내대표 선거 등에 대해 투표권을 주장했다가 거부당한 기억이 있다. 지금 국민들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다. 당원들도 참여권을 보장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 후 탈당 조짐도 그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당심 반영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는 앞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당헌당규에서 ‘대선 출마 시 1년 전 당대표 사퇴’ 등의 규정이 바뀌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일부 논란이 있는데.

“당헌·당규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때는 그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시행했는데 실제로 운영해보니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다시 거론되는 지구당 부활 문제도 그런 맥락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지도부에서도 충분히 논의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당내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맞지 않는 지적이다. 오히려 국회의원 등 소수가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오히려 일극체제가 더 강화되지 않겠나. 결국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이 대표의 연임이나 대권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이 당대표로 많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당대표들이 본인의 임기 동안 시행하며 바꾸는 모든 제도나 조항이 결국 그 사람만을 위한 것인가.”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나.

“함께, 또 따로 가는 것이다. 지향하는 비전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할 시기에는 함께 하고 대신 정책이나 대표성 경쟁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22대 국회에 임하는 포부는.

“지금은 국가 아젠다가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다. 임기 4년 동안 기후위기·양극화·불평등·균형발전 등 위기를 제대로 해결하도록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 또 할 말은 꼭 하고 지역구민들에게도 힘이 되는 실력 있는 의원이 되겠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5월3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