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모두 부양하는 60년대생…30% “난 고독사할것”
60년대생 퇴직자 절반 일해…평균 2.3개 일자리 응답자 15% "부모와 자녀 이중부양"…78% "돌봄서비스 부족"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라는 의미에서 '마처세대' 불리는 1960년대생 3명 중 1명은 자신의 고독사를 우려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 세대 10명 중 5~6명은 현재 부모나 자녀, 혹은 양쪽 모두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8~15일 1960년대생(만 55~64세) 980명을 대상으로 웹·모바일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이 세대는 내년부터 가장 빠른 1960년생을 시작으로 65세 이상인 법적 노인 연령에 접어든다.
설문 응답자의 15%는 부모와 자녀 양쪽 모두를 부양하는 '이중부양'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월평균 164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29%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고, 부모가 있는 경우 44%가 월평균 73만원의 용돈을 주고 있었다. 49%는 부모가 편찮아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 중 32%는 부모를 직접 돌보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는 자녀에게 월평균 88만원의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0%는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응답자 70%는 현재 수입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일하는 경우 중 46%는 현재의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52%인 퇴직자 중에서는 54%가 재취업 또는 창업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일하는 경우 평균 2.3개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일을 하는 이유로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37%)' '가계의 경제적 필요(29%)' '일하는 삶이 더 보람(17%)' 등을 들었다.
1960년대생의 대부분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신체 건강에 대해 51%가 '좋음', 35%가 '보통'이라고 답했고,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75%가 '좋음', 19%가 '보통'을 선택했다. 다만 46%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었고 44%는 건강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기대수명을 85.6세로 답했고,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을 6.7년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3명 중 1명꼴인 30.2%는 스스로가 고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걱정하는 비율은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에게서 49.9%로 높았다.
응답자 77%는 법적 노인연령보다 5세 많은 70세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생각한 적정 정년은 만 65.4세로 법정 정년(만 60세)보다 5세 이상 높았다. 노후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89%가 본인이라고 답했지만, 62%만 현재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후준비 방법(복수 응답)으로는 국민연금(80%)를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퇴직 후 소득이 없지만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절벽'에 대해서는 81%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녀의 부양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 세대인 만큼 응답자들은 대부분 노년 돌봄 문제를 우려하고 있었고, 상당수는 국가의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응답자의 각각 98%가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돌봄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생각했고, 86%는 "노인, 장애인, 환자에게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를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386세대'로도 불리는 1960년대생은 모두 8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6.4%에 달한다. 710만 명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보다 인구 규모가 더 크다.
김용익 돌봄과미래 이사장은 "1960년대생들은 신체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기존 노인 세대와 다르며 돌봄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인다"며 "2026년 3월 시행되는 지역돌봄통합지원법의 돌봄 정책 방향을 미래 노인인 1960년대생의 특성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