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보다 낮은 민주당 지지율, 치명적인 3가지 이유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사법 리스크에 명분 없는 ‘김남국 복당’…“협치 없다” 기조도 논란

2024-04-26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4·10 총선에서 압승한 결과만 놓고 본다면 민주당은 무소불위다.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의석수를 합하면 무려 175석이나 된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을 범민주 계열로 포함하면 무려 187석의 거대 야당이다. 그런데 총선 이후 민주당을 향한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다. 국민의힘이야 충격적인 선거 패배로 초상집 같은 상황으로 인식해야겠지만,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면서 선거 막판에 논란이 되었던 양문석·김준혁 후보자까지 당선되었다. 서울 강북구에서 박용진 의원을 밀어낸 자리에 공천된 한민수 후보자도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사저널 이종현

총선 후 지지율,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낮아

총선 결과로 보나 22대 국회 지형으로 보나 민주당이 가는 길에 어떤 걸림돌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총선 직후이기는 하지만 압도적인 의석수를 차지한 것만큼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상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4월18~19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직전 조사보다는 조금 올라간 35.8%로 나왔다. 선거에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을 얻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 중반이라면 민주당은 50%대 중반 정도는 나올 것으로 예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5%로 나타났다. 선거 기간 내내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대체로 40%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선거 직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낮다(그림①). 

이번 선거에서 60석이 걸린 경기도에서 거의 대부분인 53석을 쓸어담았지만 경기 지역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당선자가 발언해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정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지만 두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였다는 해석이 더 와닿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선거 직전과 직후의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평가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선거 직전이 4월1~6일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분석해 보았다. 이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테러’ ‘악어’ ‘아베’ ‘삶’ ‘처음’ ‘집중’ ‘방문’ ‘OBS’ ‛연구개발’ 등으로 나왔고, 민주당은 ‘이재명’ ‘리서치’ ‘수성’ ‘입장문’ ‘인구’ ‘불법’ ‘금감원’ ‘편법’ ‘휴대전화’ 등으로 나타났다. 

두 키워드에 대한 공통 연관어로는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선거’로 나왔다(그림②). 대체로 선거 직전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총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민주당의 공천 갈등과 파장에 따른 후유증 반응으로 나오고 있다. 즉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던 상태로 보인다.

이번에는 선거 직후인 4월18~23일 빅데이터 민심에 담긴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파악해 보았다. 이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김광민’ ‘쌍방울그룹’ ‘금요일’ ‘영상’ ‘오찬’ ‘기념식’ ‘소주’ ‘강북구’ ‘구속’ 등으로 나타났고, 민주당은 ‘이재명’ ‘개정안’ ‘무소속’ ‘의석’ ‘심사’ ‘지역’ ‘공화당’ ‘절차’ ‘안보’ ‘우크라이나’ 등으로 나왔다. 

총선 직후 빅데이터 분석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의 공통적인 연관어는 ‘총선’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총선 직후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을 보면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에 대한 논란 내용이 빅데이터 연관어로 등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총선 공천 파장으로 논란이 된 이슈들이 여전히 관련 내용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전히 엄중한 ‘이재명 사법 리스크’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었지만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첫 번째 이유로 여전한 ‘이재명 리스크’가 꼽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엄중하다. 특히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관련한 검찰 진술 논란은 더 확대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자필 진술서를 통해 자신의 진술이 검찰의 회유에 의한 조작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성태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 송금이 이재명을 위해 한 일’이라고 진술해 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는 것이다. “어느 날은 나와 김성태, 방용철, 수원지검 검사, 1313호실 수사관, 쌍방울 직원 등이 모여 소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검찰은 즉각 반박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판 회유’ 주장에 대해 “법원과 검찰을 흔들어 사법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 전 부지사가 처음에는 특정 날짜를 언급했다가 검찰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자 다시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며 “중대한 부패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1심 선고를 앞두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해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이 전 부지사는) 이 같은 주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 외에 ‘특검법 정국 몰아가기’도 민주당에 부담이다. 총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중도층은 22대 국회가 이념으로 점철되기를 원치 않는다. 특히 계속 특검법 및 사정 정국에 매몰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회초리’를 유권자들은 유지하고 있다.

끝으로 민주당 지지율에 부담을 주는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요인은 ‘충돌 유발 인물의 귀환’이다. 21대 의정활동 기간 동안 정체불명의 자금 출처와 업무시간에 무분별한 가상화폐 거래로 거액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곧 민주당에 복귀할 예정이다. 무슨 명분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국회의장직을 노리는 추미애 당선자(6선)의 발언도 논란거리다. 추 당선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압승에도 민주당을 향한 리스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