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살해하려던 50대男, 테이저건 맞고 체포…조사 중 ‘돌연사’

가족들을 살해하려 흉기를 휘두르던 50대 남성이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체포됐으나 조사 중 돌연 사망했다.

24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가 전날 오후 광주 북구 양산동의 모 아파트에서 당시 별거 중이던 가족들의 집으로 찾아갔다. A씨는 약 10년 전 재혼했다가 최근 이혼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는 급박하게 흘러갔다. A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아파트 계단에 은신해 있다가 외출 후 귀가한 딸 B씨에게 흉기를 들이대 위협하고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딸 B씨는 연신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방안에서 이 소리를 들은 30대 아들 C씨가 거실로 나와 부친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땐 A씨가 피를 쏟고 있는 아들 C씨의 몸 위에 올라타 있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A씨에게 총기 및 테이저건을 겨누며 흉기를 버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A씨는 “쏴볼테면 쏴봐”라며 오히려 도발했다. 경찰은 시간을 지체하다간 피해자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판단, A씨의 등에 테이저건 1발을 발사해 체포했다. A씨는 테이저건에 맞은 후에도 경찰들의 체포 시도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 C씨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초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범행을 벌인 후 극단선택 하려던 정황까지 확인된만큼, C씨를 포함한 가족들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A씨에 대한 경찰의 조사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던 A씨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이다.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7시31분쯤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출동 당시 아들 C씨가 중상을 입은 상황이던 만큼, 현장 경찰관들의 테이저건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테이저건 때문인지 혹은 심질환 등 지병 때문인지를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