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훔치다 걸리자 고층 베란다 매달린 40대女…특공대 투입

상습적으로 이웃들의 택배를 훔치다 체포 위기에 놓이자 베란다에 매달려 경찰과 대치했던 40대 여성이 생활고 때문에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오산경찰서는 현재 상습절도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 A씨를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3월27일부터 4월15일까지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 모 고층 오피스텔에서 이웃 주민들의 택배 30여 개를 절도한 혐의(상습절도)를 받고 있다. 이웃들이 택배로 주문한 여성용품, 배달음식, 자전거, 헤드셋, 향수, 목욕 용품 등을 상습적으로 절도한 혐의다. 경찰에 택배 절도를 신고하지 않은 주민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만큼, 피해 규모는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A씨가 거주하던 오피스텔에선 지난 3월 말부터 ‘택배로 배송받은 물건을 도둑맞았다’는 취지의 신고가 빈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 지난 17일 오후 2시쯤 A씨의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A씨의 체포 과정은 지난했다. 경찰이 왔다는 걸 안 A씨가 ‘들어오면 불을 지르고 죽겠다’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A씨는 집안 택배 상자들에 불을 붙이거나 베란다 난간에 매달리는 등의 행동을 이어갔다. 이에 경찰은 특공대를 투입,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 베란다서 투신 소동을 벌이는 A씨를 안으로 차 넣은 끝에야 긴급 체포할 수 있었다.

체포된 A씨는 기초 조사 과정에서 “생활고를 겪어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그는 상세조사를 앞두고 흉통을 호소,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경찰은 통원 및 약물치료가 가능해 보인다는 의료진의 추가 소견에 따라 곧 본격적인 조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고가의 물건을 되팔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