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청부살인’ 의뢰한 10대 여학생, 돈만 챙겨 달아난 20대男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한 10대 여학생을 속이고 돈만 받아 챙긴 사기범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19일 인천지법 형사6단독 신흥호 판사는 사기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신 판사는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도 못했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과거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월2일 자신에게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며 의뢰해 온 10대 B양으로부터 7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B양은 ‘청부살인이나 장기 매매를 대신해주겠다’고 올린 A씨의 인터넷 글을 보고 연락했다.

이에 A씨는 “3000만원을 주면 원하는대로 청부살인을 해주겠다”며 “일단 있는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고, B양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돈만 받았다.

이틀 뒤 B양은 “더 이상 돈이 없어 청부살인 의뢰를 취소하겠다”고 했지만 A씨는 “취소는 안 된다”며 “이미 조선족 애들이 너희 부모를 찾고 있다”고 속였다.

이어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장기매매로 진행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추가로 3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네 신상을 다 뿌릴 수 있다”고도 위협했다.